27일 UR협상결과에 대한 정부측보고를 받기위해 열린 국회 UR대책특위(위원장 김봉조)는 회의벽두부터 야당의원들이 정부의 부실보고서내용및 협상과정에서의 안이한 대응등을 집중 질책하고 나서는등 대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반면 민자당의원들은 시종 침묵으로 일관하는 한편 일부의원들은 조는 모습까지 보여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날 첫회의에서 정부는 정부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또한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을 바라본 많은 사람들은 모두가 시시각각 정치논리에만 얽매여 성난 농심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측은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냐는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날 야당의원들의 집중질의가 쏟아진 부분은 역시 협상을 총괄한 경제기획원과 농수산분야 협상을 맡은 농림수산부. 오전 강봉균경제기획원 대외조정실장이 보고에 부임하자마자 이규택의원(민주)이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선제공격에 나섰다. "아직도 6백만 농민의 분노가 안풀렸는데 정부에서는 UR협정문 원안이나 번역문등 최소한의 기초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보고서나 덜렁 국회에내놓은 것이 말이 되느냐. 여기가 정부입장을 대변하는 홍보장소인줄 아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강실장이 "협정원문이 4백쪽에 이르고 복잡한 기술적인 사항도 있어 아직 번역중이나 이달안에 완료하겠다"고 석연찮게 답변, 오히려 야당측의 화풀이를 재촉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김인곤의원(민주)이 "그렇다면 김영삼대통령도 원문으로 보고를 받았느냐, 의원들을 바지저고리로 아느냐"고 고함을 질렀으며 류인학의원(민주) 또한 "협상이 끝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번역을 못했단 말이냐"며 "이같은 만만디행정으로 어떻게 UR파고를 넘어갈지 걱정"이라며비아냥.
이같은 야당측공세에 강실장이 우물쭈물하자 민자당의 류돈우의원마저 "정부는 7월까지도 UR타결을 예상 못했다"면서 "그점이 바로 문제다. 타결을 전제로 대응책을 세웠어야했다"고 정부의 무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오후의 선준영외무부차관보, 김광희농수산차관보등도 UR타결에 따른 낙관론을 개진하다 곤욕. 특히 김차관보는 "농업분야에 대한 개도국의 지위를 분명히 확보했다"며 정부의 공적을 강조하다 야당의원들로 부터 "UR타결직후 황인성전총리의 국회보고를 비롯, 정부측은 최대성과를 얻었다는 자화자찬으로 일관, 쌀개방을 막지못한데 대한 사과나 반성의 빛은 전혀 찾아 볼수가 없다"는격분을 사기도 했다.
이날 질의 과정에서 김위원장만이 "위원장이름으로 정부측에 자료제출을 강력히 촉구할테니 대정부질의는 내년1월 중순께 하기로 하고 오늘은 간사 합의대로 보고만 듣자"고 의원들을 설득하는등 홀로 정부측 비호에 진땀을 뺐다.결국 이날 회의는 야당의원들의 예고된 공세와 정부의 원론적인 보고로 시종한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대책없는 대책}을 논의한 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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