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미국, EC와 같은 전통적 선진 공업국은 자국내 경기침체와 국제수지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자국시장은 보호하는 한편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에 대해서는 개방을 요구하는 쌍무협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쌍무협정에의한 시장개방 요구는 세계전체의 입장에서 볼때 협정추진이 번거롭고 협상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선.후진국간 일대일의 개방논리라는 국제적 비난이 뒤따르는 등의 부담이 있었던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을 위시한 주요 선진국 그룹에서는 세계의 모든 무역국가가동시에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각국의 시장개방 문제를 일괄타결하고자 했던 것인바 이것이 바로 1986년에 출발된 우루과이 라운드(UR)였다.모든 GATT회원국이 동시에 시장개방협정에 참여할 경우 개방을 요구해온 특정국은 반대국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과 무역자유화의 효과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에는7년간의 밀고 당기는 힘든 교섭과정을 감수하고 NA진을 치면서까지 UR을 성사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EC나 일본의 경우에는 일부 농산물에서는 부담이 있으나 서비스, 자본재 및 지적소유권등의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시장에서는 보다큰 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UR협정에 동조하게 된 것이다.그러나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 및 후발 개도국의 입장에서는 UR협상에 참여는 했으면서도 도무지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나 놓고 보니 이번 UR협상은 철저하게 선진국위주로 짜여진 무역협상이고 개발도상국의 특수한 입장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1948년 GATT 발족이후 UR이전까지의 국제무역협상은 공산품 무역을 자유화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었다. 당시 구미(구미)의 선진국들은 공산품 수출에서유리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공산품무역의 자유화를 제도적으로규정해 둠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했던 것이다.그러나 80년대 들어서는 신흥공업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의 후발공업국까지도선진국의 공산품시장을 위협하게되자 기존의 공산품 시장 자유화 조치만으로는 선진국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이번 UR에서는 선진국이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술특허, 상표, 경영기법, 금융,보험, 관광, 운수, 교육, 의료등 모든 교역 가능한 서비스 및 지적재산권의시장 개방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개발도상국으로서는 값싼 노동집약적 제품을 수출한 대가로비싼 부가가치 상품인 지적재산권과 서비스용역을 수입해 와야 하는 것이다.개도국으로서는 국제수지를 보전할 길이 막막하지만 기존 선진국으로서는국가경쟁력 면에서 개도국의 추적을 따돌리는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뿐만 아니라 과거의 다자간 무역협상에서는 발전단계가 낮은 후진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무역상의 보호조치를 인정해 주었다. 그것이 선후진국이 공존하는 국제사회의 윤리이고 도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UR에서는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동일한 조건하에서 자유경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명분상으로는 경쟁원리에 의한 자유무역질서를 구축하자는 것이나 실제로는 기존선진국의 패권체제구축을 위한 힘의 논리만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개발도상국의 눈에는 UR이 선진국의 횡포로 보여지는 것이다.어쨌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서비스든 농산물이든 시장은 열리고 수입은 막을수 없게 되었다. 선진국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고도화시키며,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재원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투자재원이 마련되기도 전에 수출대전(대전)은 모두 선진국으로 다시 흘러들어갈 길만 열리게 된 것이다. 새해에는 국민모두의 자각과분발을 촉구하지 않을수 없다.
손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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