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D백화점 11층 예술극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시중 개봉관에서소개됐던 영화 {집시}가 상영됐다.이날부터 30일까지 계속 상영된 영화는 연말대목근무로 지친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백화점측이 특별히 마련한 직원위안행사의 일부.백화점측은 근로자의 주인의식은 구호로만 이뤄지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근로자들이 직장에 대한 애정을 가질수 있도록 기업측이 먼저 배려하는것이당연하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의 대외환경이 급변하면서 살아남는 기업이 되기위한 자구노력이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움직임은 내직장아끼기 운동을 새로이 유도, 근로자와 기업이함께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자는것.
입사 15년째인 한전경북지사 Y과장(40)은 "자신이 처음 입사했을때만해도 직장을 삶의 거의 전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지금은 단지 월급을 타는생활수단정도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요즘 입사한 후배들과 대화단절등의 벽을 느낄때가 많다는것.또 퇴근후 {한잔}이 조직의 활력소가 되던 예전과 달리 개인주의 팽배, 천직의식 결여, 자가운전자 증가등으로 일과후 동료끼리 마음을 터놓고 함께 할수있는 자리가 뜸해진 것이 오늘의 직장 현실.
이에따라 한전경북지사는 최근 MV(Management Vitality)로 불리는 경영활력운동을 통해 노사간은 물론 동료.상하간 벽허물기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한전측은 지사장의 직원개별면담시간을 늘리는 한편 산악회, 기우회, 볼링회등 각종 취미서클의 지원을 대폭 강화, 일과중의 미흡한 상호인간관계를 다져나갈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고 있다.
종업원이 30여명인 중소직물회사 Y사(대구시 달서구 성서동)는 가족경영체제를 도입, 노사간의 일체감을 심어가고있다.
사용주가 평소 근로자들을 가족처럼 허물없이 대하는 것은 물론 전종업원의생일 결혼기념일등에 조그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또 종업원의 주류를 이루고있는 기혼여성근로자들의 호칭을 김영영씨등 딱딱한 이름이 아닌 아지매등으로 친근감있게 불러 일체감을 조성해가고 있다.개인주의가 팽배하기 쉬운 대기업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유도, 이를 직장아끼기에 연계시키는 전략을 구사해나가고 있다.
삼성증권대구지점은 금년부터 각종회의를 직원4-5명으로 구성된 팀단위로 개최, 영업전략수립은 물론 고객관리등 중요업무의 결정권을 소단위조직에 부여,일선 조직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좀더 많이 업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보성주택은 자녀학자금 지급범위를 대학생에까지 늘리는 한편 올들어서는 직원개개인의 능력계발을 위해 평직원에까지 해외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그러나 다수기업의 이같은 직장분위기 쇄신움직임에도 불구, 구성원을 허탈에 빠뜨리는 요인도 아직 곳곳에 산재해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승진, 승급의 형평성 결여.
M기업 부장K씨(50)는 열심히 일해온것이 인정돼 부장까지 승진됐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자신이 명문고가 아닌 지방고교출신이기 때문에 임원승진은 어려울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역의 대형금융기관인 J사는 내근직원이 2백여명이 넘는데도 불구, 구내식당조차 없어 매일 점심때면 직원들이 점심전쟁을 치르고 있다.이와관련 경북대 최룡호교수(52)는 직장은 현대인이 청춘기에 입사, 인생의황금기를 보내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낄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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