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 '워리' 어둠이 깔리는 골목길을 달리며 누렁이를 찾아 불러댔다. 오후 늦게까지 두 앞다리 사이에 이마를 처박고 졸고 있던 누렁이가 어느새 마을가고 없는 것이다. 윤이 흐르는 누런색 털이 북실북실 길게 나있고 허리와주둥이가 길던 우리집 개.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가장 먼저 달려와 손가락을핥고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반기는 누렁이. 수십개의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도랑을 몇번이나 건너는 십리도 더 될것같은 등교길을 따라와 교실밖 복도에서 서성이거나 쪼그리고 앉아 나를 민망하게 하던 형제같이 살뜰한 정이 든토종개 삽사리, 공 줍는 심부름도 잘하고 집도 잘 지키던 충직하고 영리하던누렁이, 갑술년 개의 해를 맞아 문득 몇십년 전 사라진 누렁이가 생각난다.개를 두고 한 속담이나 이야기가 많다. '개떡' '개살구' '개망신' '개보름쇠다'와 같이 개를 천대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팔자 상팔자' '개도 닷새가 되면 주인을 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살자'와 같은 개의 좋은 점과 취할 점을 두고 한 말도 있다. 개는 감각이 예민하고 생각을 할 줄을 안다. 슬플때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기쁠때는 그 감정을 표현할 줄을 안다. 남과 가족을 구별하고 주인의 말에 순종한다. 비록 하등동물이기는 하지만 개의 부지런하고 정직하며 책임감이 강한속성은 기릴만하다. 타산적이고 이기적인 사회, 인정이 메마르고 인심이 각박한 세상에 정을 주면 정으로 화답할 줄 알고 저를 알아주면 의리로 약속을지킬줄 아는 믿음성이 있는 개. 그 개의 해에 다른 말 다 제쳐두고 '개보다못한 사람'이란 소리만은 듣지 말아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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