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비 감축.경제회생 혼신-미국(상)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 그는 시어도어 루스벨트(42세), 존 F 케네디(43세)다음으로 나이가 적은 46세때 취임, 미국 역대 대통령중 세번째로 젊은 대통령이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꿈이요 희망이며 그만큼 많은 기대도 받고 있다.그는 스스로 [결손가정에서 눈물의 빵을 먹고 자랐다]고 자처하며 [최초의전후 베이비붐 세대로서 탈냉전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겠다]고다짐해왔다.12년만에 공화당으로부터 백악관을 인수받은 그는 취임 연설에서부터 변화와개혁을 역설했다.

클린턴의 미국은 지난 1년동안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적으로는 레이건, 부시대통령이 집권한 지난12년간보다도 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선거자금법, 공직자 윤리법등 정치정화법 손질, 연방정부 재정적자 해소, 대대적인 국방비 삭감, 의료제도개혁, 군내부 동성연애 허용, 모두가 한국의 정치개혁 못지않는 엄청난 변화들이었다.

국제적으로도 클린턴의 개혁바람은 거세게 일어났다. 우선 경제적으로 지난해 연말의 UR타결을 비롯, NA고 있다.

흔히들 클린턴의 실패작이라고 하는 보스니아 내전, 소말리아 사태, 아이티문제등도 과거 부시때같았으면 벌써 군대를 보내 무력으로 해결을 시도했을것이다. 북한의 핵문제 또한 클린턴이 가장 머리를 싸매고 고심한 난제였지만미제로 새해를 맞게 되었다. 이역시 부시시절 같았으면 벌써 경제제재나 무력제재가 단행되었을 것이다. 국제적인 분쟁이나 대립의 현안들이 힘으로만해결하려던 과거 레이건이나 부시정부때와는 달리 끊임없는 대화로 해결하려한다는 점에서 과연 클린턴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평가될지는 두고볼 일이다.이같은 클린턴정부의 새 정치이념중 국내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것이 역시{깨끗한 정치}이다. 사실 미국민들은 정치가 돈에 오염되었던 지난날을 크게부끄러워해왔다. 클린턴이 취임직후 선거자금법을 대대적으로 수술, 선거자금을 전면 공개토록하고 특정정치인에게 일정액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줄수 없다는 관련법때문에 편법으로 소속정당에 자금을 제공한후 특정인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등을 금지시킨것등은 미국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이다. 고위공직에서 물러난 후 5년간은 로비스트로 일할수 없다고 규정, 모든 공직자들에게 서약을 받아 {깨끗한 정부, 깨끗한 정치}의 풍토를 마련하기도 했다. 돈으로 하던 정치는 끝나고 진실되고 정직한 정치인만이 살아남을수 있게 됐다.

이같은 정치적 변화는 미국민들의 해묵은 숙제인 의료보험제도의 대대적 개혁으로 이어지고 있고 역대민주당 정부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대폭적인 연방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있다.이같은 바람은 탈냉전시대와 함께 군사비 삭감을 불러 오는96년까지 군부대의 36%를 폐쇄하고 국방비를 약 5백억달러나 감축할 방침이다.클린턴 정부는 이같은 일련의 개혁을 사사건건 보수적인 의회와 대결, 힘든싸움을 하고 있지만 한번은 양보를 해주고 한번은 양보를 받아가며 화합의정치를 한다. 의회의 반대에 부딪히면 수시로 클린턴대통령 자신이 전국을 돌며 마치 선거유세 하듯 국민들에게 직접 설득을 펴는 것도 이색적이다. 민의를 힘으로 누르려 하거나 강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이같은정책적 변화이외도 젊은 대통령이 사는 백악관에는 젊은 참모들로 이루어져국민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마치 대학 연구실 같이 24시간 불이 켜지고 청바지 차림도 종종 눈에 띄는백악관 비서실, 자유로운 토론이 진지하게 진행되는 백악관 수석회의, 연구하고 토론을 즐기는 앨고어 부통령, 날카롭고 치밀한 성격으로 내조를 넘어 훌륭한 참모역을 다하는 힐러리여사, 모두가 미국의 꿈과 희망이라고 토머스 폴리 하원의장은 평가했다.

클린턴의 취임사대로 정체되고 표류하던 미국이 새롭게 기지개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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