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일 소형차싸움 불꽃

새해초부터 미.일간의 자동차전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특히 일본차에 맥을 못추던 미국의 3대 자동차메이커, 즉 {빅3}가 혁신적 가격의 신형차를 잇달아 공개, 일본측이 {킬러} 등장이라고 법석을 떠는 등 자동차대국간의 싸움이 볼만하다.일본언론들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미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서 {빅3}의 선두주자인 크라이슬러가 전격 공개한 소형차 {네온}과 중형차 {시러스}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일본차 킬러}라고 연일 크게 보도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에 이어GM(제네럴모터스)도 {시보레 루미나}등 3차종을, 포드도 연내에 2종의 신거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빅3의 반격}이 본격화 됐다는 것이다.배기량 2천cc, 출력 1백32마력의 네온은 가격이 8천9백75달러(약 7백30만원),{JA카}로 불리는 2천-2천5백cc의 시러스는 1만4천달러선(약 1천1백50만원)으로, 모두 동급의 일본차보다 2천달러가량 싼 {충격적 초저가}라는 것. 두신형차는 크라이슬러가 사운을 걸고 개발한 것으로 {안전성과 승차감등 일본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회사측 장담이어서, 일언론들은 {일제거의 미국지배는 종말이 다가왔다}고 까지 엄살이다.미국자동차 시장, 그중에도 40%를 점하는 소형차부문은 일본메이커들이 {달러박스}라고 부를 정도로 일본차가 독주했다.

89년부터 91년까지 3년연속 최대판매량을 기록했던 혼다(본전)의 {아코드}를비롯, 도요다(풍전)의 {카무리}, 닛산(일산) {알티마}등 일제차들이 미국시장을 압도했다. 지난해에도 맹렬 추격전을 벌인 포드의 {토러스}(36만4백여대)에 수위를 내주긴 했으나, 아코드(33만여대)와 카무리가 2.3위를 차지하는등일본차 인기는 여전하다.

그러나 소형차열세 만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빅3의 공세는 지난해 일본차 판매비율을 3년만에 30%이하로 떨어뜨려, 내수불황까지 겹친 일메이커들을위기감에 몰아넣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저가격은 물론, 엔진성능과 내장.마무리등 품질면에서 우위를 지켰는데, 이제 상황반전이 개시된 것이다.클라이슬러는 네온과 시러스를 발표하면서 [팀웍으로 코스트를 절감했다]며[품질도 일제거와 같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차 신드롬}극복에 이를갈던 클라이슬러는 아이아코카전회장 시절 일본의 혼다사를 철저히 연구, 종래 개발.생산.판매를 별도로 취급하던 방식을 혼다식으로 과감히 바꿔 3부문을 통합, 생산비절감과 함께 불과 31개월에 네온을 개발하는등 일제차의 강점을 완전히 체득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차의 과잉수입을 저지하려 {수출자주규제}를 요구, 작년의 경우 1백65만대로 제한했다. 그런데 GM의 스미스회장과 클리이슬러 이튼회장등 빅3측은 최근 [이제 일본차의 자주규제는 필요치 않다]고 큰소리치고 나왔다.

일본 메이커들은 특히 올들어 빅3의 맹반격에 대해 {성능은 여전히 우위}라고 말하면서도 걱정스런 눈초리다.{대형은 미국차 소형은 일본차}라는 도식이깨지기 시작한 데다, 저가공세에 밀릴 가능성 때문이다. 작년 신거판매고가5년만에 처음 5백만대를 밑돈 4백88만7천여대로 3년연속 줄어든 통계가 말해주듯, 엔고에 의한 수출감소, 불황에 따른 국내판매 부진, 미국측의 자동차부품구입요구 정부간 협상등 {악재}에 시달리는 판에 주전장인 미국에서 밀리면끝장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따라 일메이커들은 {사업 재구축}에 심혈을 쏟기 시작했다. 연구개발비까지 예외없이 경비절감을 강력 추진하는 한편, 모델전환 시기를 늘리고, 지나친 신거개발을 줄이며, 메이커별 부품공통화를 꾀한다는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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