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탱크로리 물장사 충격

지난 14일 오후4시30분쯤, 낙동강 오염사건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던 대구시서구 비산동 대구달서천하수종말처리장 앞. 대형탱크로리 한대가 급수탑에다가가 잠겨져 있던 손잡이 자물쇠를 열고 물을 받기 시작했다. 수돗물을 무단으로 빼내는 {물장사}가 있다는 정보에 따라 3시간동안 잠복해 있다 현장을확인하는 순간이었다.20여분뒤 트럭은 달서구 죽전동 K염직 옆길에 멈춰 20여분간 이공장에 물공급을 했다.

이들로부터 물을 가장 많이 공급받은 업체는 서구 D사. 매일 30-50여t씩 공급받았다. 달서구 S섬유도 하루 평균 30여t 공급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수도사업소에서 책정한 물값은 영업1종의 경우 t당 3백50원. 13t 한 트럭분을 공급 받을 경우 물값은 5천5백50원에 불과하다. 운반비를 포함하더라도3만원정도다. 그러나 거리에 따라 값에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4만5천-5만원을받고있다. t당 3천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다.

왜 이렇게 비싼 물을 공급받고 있는가. 상당수 업체가 관로를 통한 수돗물공급이 부족, 부득이하게 수도사업소에 공급을 신청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사업소에 신청을 하지 않고 이들에게 곧바로 연락, 공급을 받고있다. 이들직거래 업체들은 물값이 비싸지만 장부에 기록되지 않아 폐기물을 불법 처리하더라도 환경청과 관할 구청의 조사를 빠져 나갈수 있다는 점에 착안,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폐수처리 용량 부족으로 용수 사용을 크게 제한받고 있는 염색공단내 일부업체도 이 물을 이용, 만일 염색 폐기물 처리에 이 물이 쓰여졌을 경우 강물오염을 가속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있다.

수돗물이 공급되는 곳은 대구 시내뿐만 아니라 달성논공, 경산공단까지 광범위하다. 논공공단에서 주문이 들어올 경우 달서구청 옆길에 설치된 급수탑에서 물을 빼내 공급해 준다. 물론 이들은 이곳의 열쇠도 가지고 있다. 구역밖에 공급되는 이 물에 수도사업소 전표가 있을수 없어 결국 절도가 된다. 김씨는 업자들의 불법행위가 수년간에 걸쳐 이루어져 왔다고 말했다.수돗물 절취도 문제지만 폐수를 희석만 한 채 방류할 경우 중금속과 각종 유독 화학 물질이 정화되지못해 심각한 수질 오염을 부르게 된다는 점이 더 큰문제가 된다. 이번에 상수도 원수에서 검출된 벤젠과 톨루엔도 이렇게 배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알려진 {물장수}는 2명. 이가운데 이모씨(45)는 북구 태전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여직원이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주면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기사와 이씨가 신속히 배달해 주고 있다. 밤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주문은 이씨가 직접공급해주고 있다. 이들이 운행하는 트럭은 3대.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불법행위를 해 왔는 데도 어떻게 적발되지 않았는지의문이다.

특히 서부사업소측이 전표를 발급하면서도 직접 급수탑을 열어 준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범죄를 알고도 묵인해 오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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