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말로만 되나

우리는 맑은 물을 마실자격이 없는 국민인가.우리는 안심하고 마실물조차 공급할 수없는 한심한 정부밖에 가질수 없는가.갑술년 정초부터 시작된 식수파동을 지켜보면서 끊임없이 갖게되는 물음이다.불행하게도 지금의 나의 대답은 {그렇다} 일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부끄러운 노릇이다.

그러면 앞으로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대답일 것이다.

실천이 뒤따라야 최근 정부가, 언론이, 시민환경단체가, 그리고 관계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놓은 온갖 대책이란 것은 한마디로 실천이 뒤따라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식수원에 페놀과 벤젠, 톨루엔이니 하는 것들을, 각종 오염물질을 누가집어 넣었는가. 모두가 주범이다. 우리모두가 바로 오염의 피해자이자가해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근 보름이상을 끌어온 제2의 페놀사태에서 대통령의 거듭된 대책지시, 총리의 대국민사과성명, 국민의 경악과 분노, 환경단체의 성토, 수도료납부거부운동의 어느구석에도 내잘못은 없고 네탓만이 무성하다.

누가 누구를 탓하고 나무랄수 있을까. 우리모두가 공범인 것을, 3년전의 낙동강페놀오염사태가 생생하다. 그날이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나. 그때의 그요란한 대책과 다짐, 맑은물지키기 운동은 어디로 갔나.

돈벌이 바쁜 공장사장님들은 폐수를 몰래쏟아내기에 여념없었고 단속공무원은 적당히 눈감기를 했을 것이다. 등산객은 산과 들에서, 낚시꾼은 강과 저수지에서 다투어 자연오염을 충실히(?) 해왔다.

주부는 가정에서 생활하수를 마구 쏟았고 쓰레기분리수거는 여전히 공허한메아리 일뿐이다.

3년전 그대로 정부의 이번 맑은물 공급대책이란 것도 3년전에 내놓은 것을 그대로 베낀 내용이다. 환경세인가 공해방지세라는 이름으로 세금걷을 궁리도비슷하다. UR타결로 어려워진 농촌을 돕는다며 농어촌특별세를 신설하려는 발상과도 너무 닮았다.

약수터의 시민행렬, 플래스틱물통의 장사진도 바로 3년전의 풍경 그대로다.비싼돈내고 신파조3류 옛날영화를 억지로 다시보는 불쾌감을 떨쳐버릴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3년전의 재판, 재탕인지 신기하기까지 하다.지금 우리의 자연은 죽어가고 있다. 썩은물은 바로 죽어가는 자연의 신음소리다. 인간에게 주는 경고다. 약수터 물길어 먹고 냉수나 사먹으면 되는 일이아니지 않은가. 정말 시간이 없다. 더이상 늦으면, 더이상 머뭇거리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오늘도 자연오염행위는 이어지고 있다.이번 낙동강물 오염파동을 보면서 또한번 거듭 확신하게 되는 것이 있다.시민의식이 문제 작은일이지만 큰일의 실천이다. 공중도의, 시민의식의 확립이 없는한 맑은물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쓰레기분리수거가 제대로 안되면, 붉은신호등을 무시하는 자동차가 없어지지않으면, 냇가의 세차행위가 여전하면 개끗한 물 마시기는 틀렸다.또 공원의 벤치, 공중전화, 가로등을 고쳐놓기 바쁜한 오염안된 물 마시기는단념해야 한다.

물은 서슬퍼른 {사정}으로도, 모두가 두려워하는 세금으로도 결코 맑아지지않는다.

수자원빈국의 국민으로서 물한방울을 아껴쓰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자. 내가더럽힌 물이 바로 자신의 먹을 물로 되돌아온다는 자각부터 해야할 것이다.맑은물 지키기는 여기서부터 출발돼야하는 것이다.

{맑은물}모두동참을 모두가 환경보전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우리는 서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말로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실천, 실천만이 유일한대책이자 최선의 맑은물 지키기이다.

우리에게 이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

강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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