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미대사관 외무부발표 공식 부인

김종휘전청와대 수석의 미국 망명신청 파문은 갈수록 의혹을 눈덩이러처럼불리고 있다.사안의 성격이 외교문제와 관련돼 있지만 지나치게 궁금한 부분이 많고 특히서울의 외무부와 주미한국대사관의 주장이 판이해 당국이 뭔가 숨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이번 김씨의 미국 영주권 신청 파문은 지난 8일 국내 모신문이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함으로써 제기됐다.

그러나 한동안 잠잠하다가 워싱턴외교가에서 이문제가 끈질기게 거론되자 급기야 지난 주말부터 국내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22일 홍순영외무부 차관이 [정부도 김씨의 망명신청 사실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고 최초로 정부입장을 밝혔고 25일에는 [망명신청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우리정부의 요청을 미국이 수용, 영주권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보도까지 나갔다.

그러나 이같은 서울의 외무부 발표와는 달리 주미한국대사관은 26일 오전 현재까지도 [미국 국무부에 과연 김씨가 영주권을 신청했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게 전부]라고 한참 뒷북을 치는 발표를 했다.

주미대사관의 발표는 상급부서인 외무부의 발표를 공식부인하는 것은 물론이번 김씨 망명신청 자체도 [미확인]이라고 강변하는 것이다.그러면 과연 김씨의 망명신청을 놓고 이같이 정부내에서 목소리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대해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우리정부가 이미 지난해 10-11월께 김씨의 망명 신청 사실을 노태우전대통령측을 통해 알았고 이를 쉬쉬해왔다는 것이다.따라서 외무부는 최근 언론에 이문제가 부각되자 이를 일부 시인했으나 주미대사관은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아 일체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과연 이같은 외교가의 추측이 어느정도 진실인지는 알수 없으나 김씨가 6공최대비리인 율곡사업을 혼자 덮어쓰고 있다는 점에서 노전대통령측은 물론현정부, 나아가 미국측에게도 {뜨거운 감자}임에는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김씨가 {꼭꼭 숨어주었으면}하는 생각은 비단 노대통령측뿐만이 아니라 미국도 만일 김씨가 관련된 율곡사업의 비리가 모두 드러나면 자국 군수업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불러와 가뜩이나 한국의 군수시장을프랑스등 유럽에 빼앗기고 있는 시점에서 득이 될게 없다고 보고 강력히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김씨의 검거나 소환, 소재지 파악을 위해 양국 정부 누구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없다는 점이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2-3일후 드러나겠지만 그동안의 발표와는 달리 과거 유신시절 망명신청을 한 주미대사관의 이재헌 공보관을 우리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미국이 받아들였던 것처럼 김씨의 망명신청도 미국이 전격 수용하거나 미국이 국내법을 이유로 {확인불가}를 통보해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무튼 이번 김씨의 망명신청 파동은 그 결과를 떠나 우리정부가 외국으로달아난 범법자들의 검거에 너무나 소홀했다는 교훈을 던지고 있다.당국자들은 두나라간 수사협조를 위한 협정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재 양국은 이미 사법공조협정을 체결, 미국의회의 인준만 끝나면 발효에 들어가게 되고 범인인도협정체결도 곧 체결할 단계라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효력을 거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씨가 공직에서 물러난후에는 반납을 하게되어 있는 외교관 여권.관용여권을 계속 소지하고 있다든가 노전대통령의 딸 소영씨 부부처럼 해외도피가 불보듯 뻔한데도 출국을 허용하는등 당국의 조치는 결국 해외도피자를 양산하고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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