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주운전.야간근무없는 세상으로...

28일 오전10시 경북대병원 영안실.지난 26일 새벽 대구역부근서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을 단속하다 순직한 중부경찰서 소속 고김진환 경장(29)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경찰관들은 최근 음주 운전차량으로 경찰관들이 수난을겪고 있는 가운데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앗긴 김경장의 일이 남의일이 아니라는 듯 한결같이 착잡한 표정이다.

진급심사에서 중부경찰서 1위를 차지해 진급을 눈앞에 두고 순직,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김경장의 죽음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진 노모 배말순씨(61)와 임신3개월의 부인 이씨(27)는 아들과 남편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 않은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84년6월부터 의무경찰로 3년간 근무. 89년8월 무술경찰로 경찰에 투신, 형사기동대근무. 92년8월 중부경찰서로 전입, 동성로파출소에서 근무하다가26일 새벽 불의의 사고로 순직}

숨진 김순경의 약력보고와 경장추서, 경찰서장의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엄숙하던 식장분위기는 김순경의 동료인 남산1동파출소 권천달 경장의 추모사가시작되자 흐느낌으로 변했다.

[진환아, 그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홀로 계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조이며 아내의 임신과 진급소식에 경사가 겹쳤다며 어린애처럼 기뻐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차가운 몸이 되었구나|]

권경장이 목멘소리로 추모사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내려가자 곳곳에서 홀로남은 김순경의 어머니와 임신3개월인 부인 이씨의 앞날을 걱정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순경을 태운 운구차가 병원 영안실을 떠날때 의무경찰생활과 시경찰청 형사기동대근무를 같이 했던 안경환 순경(29)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는김순경에게 마지막 경례를 붙였다.

[진환아, 음주운전자도 야간근무도 없는 아름다운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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