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날뛰는 말과 같다. 이것은 방향도 질서도 그 자체 속에는 마련되어있지 않다. 생각의 표면에는 무수한 상념들이 무질서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져가고, 사라졌다가 다시 떠올라 오곤 한다. 그것은 느닷없이 출현하는 것도있고, 예기하였던 것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것도 있다. 억지로 생각하여 보아도 떠올라 오지 않는 것도 있고, 골똘히 생각하여 보아도 종내 어둠속에 흐릿하게 갇혀 있는 것도 있다. 생각은 저절로 놓아두어도 달리는 말처럼 빠르게진행되어 나가는 것도 있고, 가만히 놔두면 수면 아래 잠복하여 숨어버리는것도 있다. 생각은 천천히 세밀하게 전개되어 나가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징검다리 뛰어넘듯 이것에서 저것에로 옮겨다니는 것도 있다.그러니 생각만큼 종잡을 수 없는 것도 따로 없고 생각만큼 붙잡아 매기 어려운 것도 또 없다고 하겠다.생각의 이러한 종잡을 수 없는 특성은 서양의 소설문학중 마르셀 프루스트류의 '의식의 흐름'수법으로 쓴 소설들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것들은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체적인 통일이나질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야기의 골조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전통적인 소설문학과는 현저한 격차를 보여주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도생각의 종잡을 수 있는 특성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우리에게 제시하여 주는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프루스트 류의 소설 역시 문학의 일종이고, 그것 역시작가의 세밀한 통제를 받는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러한 것들 속에서는 생각이 갖는 특성이 조금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날것으로서의 생각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날것으로서의 생각은 어떤 통일된 안목을 가지고 있는 감독자의 시선 속에놓여져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은 우리의 의식에 의하여 지도되고 감독된다.그러나 우리의 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채찍을 잡고 눈을 부라리고 우리의 생각이 진행되어 나가는 길 옆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경우에 우리의 의식은 가슴 속 깊이에 머물러 있고, 생각은 저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할 따름인 것이다. 그것이 미친 말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날개가 튼튼한 새처럼 빠르게 여기 저기를 날아다니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은깊이와 세밀함을 갖추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생각이 드러내 보여주는 특성인 것이다. 이러한 자리에서는 사상도 철학도 나타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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