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응무기 {롱게법안} 마련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아하게 치장한 남녀가 길을 가고있다. 사치의 상징인헤르메스 넥타이, 버버리 상표의 웃도리와 목도리, 롤렉스 손목시계와 루이뷔통 서류가방으로 장식된 이 신사는 다비도프 시가를 입에 물고 있다. 옆의여성은 이브생 로랑 머플러, 샤넬정장, 헤르메스 가방, 그리고 카르티에 손목시계로 치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모두가 위조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의옷이나 액세서리들은 모두 동남아시아나 지중해 주변국들에서 싼 가격으로제조된 모조품들이다. 위조품을 제조하는 나라는 세계 곳곳에 있다. 이태리의산레모나 빈티밀레의 시장에 가면 루이 뷔통가방이나 헤르메스, 크리스천 디오르 상표의 물건들을 쉽게 발견 할수 있다. 이 물건들은 대부분이 플로렌스지방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또 가짜 카르티에 시계는 1년에 2백만개가 팔리고 있는데 진짜 카르티에 시계 판매량의 8배에 달하는 숫자다.현재 전세계 유명상표 위조품중 70%가 프랑스 상표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시계, 액세서리, 의류 심지어는 자동차 부품과 의약품까지 위조품이흘러넘친다. 프랑스는 이같은 위조품들로 인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의 경제적손해와 고용기회 상실을 맞이하고 있다. 위조품들로 고생하고 있던 프랑스정부는 최근 의회에서 {롱게법안}을 가결시켰다. 롱게법안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찰들이 복제품을 압수할 수 있다. 둘째 상표나 제작권에만해당됐던 세관의 상품유치를 피해자 신고에 의해 용의자의 상품유치로까지확대시키고, 10일간의 검색절차를 거친후 무혐의가 입증되면 방면한다. 세번째 위조상표의 상품 수입도 범죄로 간주한다. 넷째 법적처벌을 강화한다. 벌금을 현재의 9만-12만 프랑에서 1백만프랑으로 올리고, 초범에 대해서도 2년이하의 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이 발효되면 아무런 생각없이 가짜물건을 들고 프랑스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 졸지에 범죄자 취급을 받을 수있다.이 법안을 제안한 라디슬라스 포니아토프스키 의원은 위조품으로 인해 프랑스에서만도 3만명정도, EU(유럽연합)에서는 1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위조품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는 고급상품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복제 또는 모방되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고가의 제품들이나, 구입하기 어려운 것들이 위조 대상이다. 위조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약품에도 이런 현상이 심각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0년 나이지리아에선 109명의 어린이들이 위조 감기약을 먹고 목숨을잃었다. 겉에는 희미하게 네덜란드 연구소 이름이 적혀있었다. 또 92년에는기니에서 독일 유명 제약연구소 이름이 붙여진 항생제 캡슐 재고가 발견되었는데, 모두 전분으로 만든 위조품이었다. 이처럼 후진국들뿐 아니라 프랑스내에서도 가짜 항암제, 태국산 항생제가 대량으로 나돌고 있다. 자동차 부품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스페인에서 자동차 기계결함으로 인해 승객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르노 자동차의 부품을 모방한 부속품이 빚어낸 사고였다. 또 장난감역시 모조품이 가장 극성을 많이 떨고 있는 부분이다. 국제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모조 장난감의 매상고가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물량의 5%나 차지하며,6천억프랑(한화 약90조원)에 해당되는 액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위조품들로 인한 사고 또는 피해액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수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롱게법안이 의회를 통과함에따라 위조품 제조업자들과의 전쟁에서 보다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었다. 만약프랑스에서 이 법안이 충분한 효력을 발휘한다면 EU의 모든 회원국들도 곧프랑스를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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