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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몸에 밴 정직.친절 {최고의 상품}

독일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국경에는 바젤이라는 재미있는 도시가 있다. 독일어로 바젤이라고 불리는 이 도시는 {발}이라는 불어이름으로도 불리고 있기때문이다. 이름에서 알수있듯이 바젤은 독일, 스위스, 프랑스 3개국에 걸쳐있다. 따라서 바젤사람들은 점심은 프랑스에서, 시장은 독일에서 보고, 잠은스위스에서 잔다.바젤은 과거부터 국경도시였던만큼 관광유적지라고는 성밖에는 찾아볼 곳이없는 도시다. 그러나 이 국경도시가 유럽최대의 관광지중 하나라하면 믿어질까. 바젤에는 매년 국제미술시장이 열린다. 문화대국 프랑스가 자랑하는 피악전보다 한단계 위인 {바젤 인터내셔널 아트패어}는 전세계 화랑들과 작가들이모이는 가히 세계예술계 최대의 축제다. 또 바젤에는 아트패어외에도 각종예술행사들이 유난히 많이 열린다. 보여줄 관광지가 없다면 행사를 만들어서라도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무작정 관광객 유치 전략을 세운것만은 아니다. 3개국이 겹치는 곳인 만큼 우선 이들 국민들이 좋아할만한행사들을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 행사들을 개발한후 꾸준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관광도시 바젤이 있기까지는 바젤 시민들의 피나는 노력과 스위스 정부의 보이지 않는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바젤에 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공항도 있지만 유럽에서 들어간다면 굳이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될만큼 도로가 잘되어있기 때문이다. 3개국에 걸친 국경 역시 통과하는데 2-3분도 채 안 걸린다. 스위스의 국경 수비대와 세관은 웬만한 차량은 검사도 하지 않고, 가끔무작위 추출을 통한 검사만을 할뿐이다. 따라서 국경이라면 웬지 긴장감을 갖는 한국인들에겐 신기하게만 보인다. 또 바젤로 들어가는 고속도로변의 휴게소에는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파는 가게와 식당 말고도 {베르케르 루트}라고 불리는 교통안내 텔리비전이 설치 되어있다. 이 안내 텔리비전에는 도시간 거리와 소요시간, 날씨등 여행중 궁금한 모든 정보가 매분마다 바뀌어가며 여행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이 휴게소의 화장실에는 장애자용 화장실이 의무적으로 설치 되어있다. 이 화장실은 관광이 건강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스위스인들의 생각을 읽게한다.

제네바도 바젤처럼 국경도시다. 제네바는 바젤과는 달리 레만호라 불리는 아름다운 호수를 도시 한가운데 두고있다. 레만호는 스위스, 프랑스, 이태리에걸친 거대한 호수다. 또 제네바는 몽블랑 산맥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어, 레만호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제네바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제네바를 단순히 레만호와 몽블랑을 배경으로한 관광도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럽에는 이같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도시가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네바는 오래전부터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펴왔다. 제네바가 세계에 자랑하는 시계산업을 도시와 함께 곁들여 홍보했고, 레만호에는 평화의 분수를 세워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제네바를 전세계에 알렸다.제네바를 관광하다보면 도시가 유난히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레만호를보아도 호수밑이 보일만큼 깨끗하다. 또 관광객들이 많아도 바가지를 씌우는가게들을 발견할 수 없다. 제네바의 물가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오히려높은 편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몇년이 지난후에도 제네바에서 구입한 시계가 고장이 없고 값어치 이상 오래 쓸수 있다는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제네바의 청결함과 양심적인 상도덕에 반해 다시금 방문하는것이다.스위스의 관광산업은 천혜의 관광자원외에도 없다면 개발해서라도 관광객을유치하겠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그렇다면 시설투자는 물론이려니와무형의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스위스 정부와 관광업계는한가지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있다. 정직성이다. 스위스인들은 관광객들이자국을 한번 방문하고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자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이 고국에 돌아가 스위스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 놓을것도 알고있다. 따라서 스위스인들은 자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에게 친절성과 함께 정직함을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만 또 다시 스위스를 찾을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스위스인들의 관광산업에 대한 생각은 얼핏보면 아름답기 그지 없지만 살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수세기 동안 경험해온 지혜의 결과라고도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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