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엇갈린 개별성명 왜 나오나

미.북한 양측은 1일(각각 현지시간) 북한핵사찰이행과 그 후속조치에 관한합의문을 공표하면서 미.북한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에 관해 서로 다른 해석이가능한 별도의 {개별성명}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앞으로 3단계회담에 미칠 영향을 놓고 구구한 관측들이 나돌고 있다.우선 미.북한이 지난 25일 뉴욕실무접촉에서 합의한 사항은 *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핵사찰시작 *한국측의 94년도 팀스피리트훈련중단선언 발표와 미국측의 지지성명 발표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의 재개 *3월21일미.북한 3단계회담 개최등 4개항임은 주지의 사항이다.

한미양국은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미.북한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의 하나로{남북한 특사교환이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합의문에는 {실무접촉의 재개}만이 들어있을 뿐 특사교환실현이라는 조건이 포함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별도의 개별성명에서 {IAEA사찰이 충실히 이행되고 남북한 특사 교환이 이뤄진다는 전제아래 팀스피리트훈련중단발표와 3단계회담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할 예정인 반면 북한측은 {팀훈련중단과 3단계회담이 열린다는 전제아래 IAEA 사찰을 받아들이고 남북실무접촉도 재개한다}는 내용의전혀 다른 개별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같은 논쟁을 유발할 우려가 큰것 이다.

미국의 개별성명대로라면 약 2주간에 걸친 IAEA사찰과정에 북한의 핵시설에제대로 접근이 안되는등 사찰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오는 21일까지 남북한 특사교환이 이뤄지지않을 경우 팀훈련중단발표 자체를 취소할 수 있을 뿐아니라 미.북한 3단계회담이 예정대로 열리지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반면 북한측 개별성명은 팀훈련중단의 발표와 오는 21일 미.북한 3단계회담개최는 이미 합의된 것으로 남북특사교환등의 조건과는 무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로가 아전인수격 해석이 가능하고 향후 남북대화및 미.북한 고위회담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이같은 개별성명 발표방안은 뉴욕실무접촉에서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을 놓고 양측입장이 팽팽히 맞서 도저히 합의점을 찾지못하자궁여지책으로 도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워싱턴의 고위외교소식통들은 [미국과 북한이 개별성명 문안을 미리 서로 보여줬으며 북한측도 미국의 개별성명내용을 미리 양해했다]고 말하고 [발표형식상의 양보가 있었을는지 모르지만 내용면에서 북한측에 양보한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의 경우 미.북한관계를 외교부에서 맡되 남북대화에 관해서는 조평통이 관장하고 있는 만큼 조평통 관할사항인 남북특사교환문제를 미.북한 합의문에 포함시킬수 없는 내부사정이 있는 것 같으며 이에 따라 북한측의 내부체면용으로 개별성명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낙착이 됐다는 주장인 것이다.그러나 과연 북한측이 뉴욕 실무접촉과정에서 남북특사교환조건을 합의문에포함시키지않더라도 오는 21일 이전에 특사교환조건을 이행할 태세가 되어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분명히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미양국관계자들은 북한이 3단계회담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만큼 결국은특사교환조건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영변핵사찰이 끝난후에는 북한보다 한미양국측에 활용카드가 더 많아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미국측이 표명하고 있는 강도로 볼때 적어도 오는 21일까지 특사교환이 한차례라도 이뤄지지않으면 미.북한 3단계회담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않은것 같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후속조치와 관련된 합의내용이나 개별성명은 모두가 고리처럼 연결되어있어 한쪽에서 한가지라도 제대로 이행하지않으면 모든것이 중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승주외무장관이 국회외무위에서 {남북특사교환의 형식에 너무 구애받지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특사교환문제에 약간의 탄력성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바 있고, 북한핵문제를 어떻게하든 대화로 풀어 나가자는 것이 한미양국의 일관된 입장인 만큼 이같은 현안들은 앞으로 정치적인 접합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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