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대구 문화도시론

대구위기론은 이제 세미나용이 아닌 실제상황이 돼버렸다. 1인당 지역총생산(GRP)이 전국15개시도중 14위라든가 총생산자체도 대구는 인천에 밀려나 있다는등의 통계청의 자료만이 아니다. 실제로 대전만 가봐도 넓은 시내 곳곳에세워지고 있는 건물의 규모와 수준에서 대구를 앞서고있다. 대구에 어디 그리큰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가. 한 지역의 경제력은 바로 그지역 건물의 크기와비례하기 마련인 점을 감안한다면 통계청의 자료가 얼마나 정확한가를 증명해 주고 있는 셈이다. 오죽했으면 최근 어느 좌담회에서 대구출신 국회의원이[이제 대구는 3위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자]고 제의했을까. 각종세미나나좌담회에서 지금껏 나온소리는 [이러다가는 6위로 밀려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작이었는데 드디어 참담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이자는 순응논이 나오고있는 판이다.**3가지 자존심**

대구시민은 대체로 세가지 자존심을 갖고 살아왔다. 우선 전국3위도시라는현실적 자존심과 학문을 숭상하는 도시라는 문화적 자존심과 TK정권30년동안조국을 근대화시켰다는 역사적 자존심이 그것이다. 그런데 전국3위의 자존심은 앞서의 지적처럼 도시흥성의 기본인 경제적측면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성격의 역사적 자존심도 문민정부에 의해 피칠갑을 당하고 있다. 그 예로 세계후진국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적 번영마저 공해의 원인제공요소로 매도당하고 있다. 남은 것은 문화적 자존심인데 이마저 나외적요인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때 지방학계를 리드하던 학문적 위치도 지금은 동등하거나 오히려 뒤진감도 없지 않다.

굳이 부산과 비교할수는 없겠으나 예전엔 종합대학이 대구에 5개였을때 부산은 2개였다. 지금은 같은 수로 바뀐 것이 이러한 변화를 대변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도시보다 교수가 존경받고 중앙통이라는 중심가에 책방이들어서 있는 우리나라 어느곳에도 볼수없었던 문화적 자랑도 이제는 그리 자랑스러운것이 못되고 있다.

게다가 대구의 미래를 좌우할 고교생 성적이 어찌된 셈인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구의 서울대입학생수는 인구면에서 대구의 반인 광주의 서울대입학숫자는 대구의 그것보다 월등히 적다. 대구교육계가 변명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대의대와 포항공대의 입학생수까지 합쳐도 적어 더이상 입을 열수없게 됐다. 정말 대구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비전 없는 도시**

위기의 대구가 어디로 가야 구원을 받을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해답도 없고동시에 범시민적 합의도 없다. 그저 첨단화 정보화 국제화라는 백화점식 정책나열이 있을 뿐이다. 국제공항문제도 삼성자동차유치문제도 대구의 고민을해결해주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모두들 경제도시로 가자고 하지만 내륙지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가질수있는 경제분야는 무엇인지 더 많이 더 연구해야한다. 그런의미에서 최근 부산경남의 동남개발연구원이 미래를 대비해 부산21세기연구센터를 설치하는 순발력이 부러울 뿐이다.

요즘 매스컴에서 국책사업이 {PK(부산경남)로} 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이럴수록 대구시민은 소외감을 느끼며 더욱 우울해진다. 경마장은 경주로 정해졌다가도 부산으로 내려간단다. 이러지 않아도 부산과 인천은 항구도시여서얼마든지 발전할수 있다. 그리고 광주나 대전은 과학연구단지를 갖고있어 미래가 보장을 받고있다. 그러면 남은 대구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나.**문화연구단지 유치**

한마디로 문화학술연구도시로 성장해야한다고 본다. 영남학맥의 문화전통을이으면서 비교적 풍부한 대학등 문화자산을 활용할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대구에 문화학술연구단지를 조성해야한다. 대전과 광주에 과학분야의 {하드}단지가 생겼으면 대구에는 정신문화의 {소프트}단지가 생기는 것도국가장래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신문화연구원등각종 국책연구소의 대구이전을 검토해야한다. 정보화&지식산업화 제3의 물결등으로 불러지는 ??세기의 새로운 문명과 질서에 대비하기위해서 소프트부문의 준비도 하드못지않게 중요한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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