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서편제}와 {투캅스}

오랜만에 좋은 영화 한편과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다. 제대로 된우리 영화를 만나니 여간 반갑지 않았다. 오래전 {아마데우스}를 보고 기뻐하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였다. 인류역사상 손꼽을 천재의 한사람인 모차르트를 주제로한 이 영화는 방대한 제작규모와 더불어 너무도 귀에 익은 감미로운 선율이 어우러져 보는이의 혼을 앗아버려 우리는 언제 저러한 영화를 만들수 있나하는 안타까움으로 한동안 착잡한 심정을 금할길 없었다. 오랫동안의 이 안타까움은 우리영화 {서편제}를 보고난후 눈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소박한 우리강산을 배경으로 이름없는 소리꾼 일가의 애절하고 한많은 우리의 이야기가 이렇게 정겹고 포근하게 전개될수 있다는 것은 나에겐 엄청난감격이었고 우리 문화의 도약을 기약하는 것 같은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19세기말 외세지배 이래 우리의 문화가 주체성을 잃고 방황한 아픈 과거 역사이후 지금까지 외래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현실이다.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가락과 소리를 진지한 교육의 대상으로삼지못하고 술자리의 오락용으로 내팽개쳐버린 이제까지의 현실이 안타까울뿐이다. 왜색가요에 젖은 기성세대나 국적불명의 랩음악에 열광하는 신세대이거나 우리의 가락과 소리가 생소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서편제}는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것을 자각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또다른 한편의 영화 {투캅스}는 이제까지 금기시 되던 특정직업을 소재로 만들어 성공한 영화로, 우리도 영화로 웃길줄도 알고 웃을수도 있다는 자신감을심어준 영화라 하겠다.

UR협상이 타결된 마당에 외래문화가 물밀듯이 이땅에 쏟아져 들어올 것은 뻔한 사실이다. 우리는 또한번 주체성을 빼앗길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자신의 것을 바로 알고 소중히 할때 서구적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모든 문화적 이데올로기로부터 해방되어 우리의 풍경이정겨워지고 우리의 소리가 혼의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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