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교계-돈.점 실천논쟁 "열기"

불교계의 돈.점논쟁이 새로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논쟁은 성철스님 입적후 처음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계간지 {창작과 비평} 94년 봄호에는 93년 겨울호에 실렸던 법성스님(근본불교연구소장)의 {깨달음의 일상성과 혁명성}(한국불교 돈.점논쟁에 부쳐)에 대해 박성배교수(뉴욕주립대 종교학과)의 {법성스님의 돈점논쟁에 대하여}(법성스님의 실천은 성철스님의 실천과 다르다)라는 글을 실어 열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법성스님은 앞글에서 [이제까지 돈점논쟁은 돈점문제의 핵심인 실천적 행의개념이 빠져 그 결과 토론은 관념적 유희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자 박교수가 [법성스님은 실천을 강조하면서 경지라는 개념을 제쳐두고 있다]고 반박, 돈점의 사회적 실천론의 문제가 새롭게 제기된 것이다.박교수는 법성스님의 글이 한국불교의 앞날을 위해 유익한 글이라고 전제,그러나 사람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돈오돈수설의 정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되고 그에 대해 법성스님은 지난번 글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역점을 두기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성스님의 이같은 {애씀}은 스님이 항상 대중을 의식하고 대중과 함께 사는현실생활 속에서 우리들이 해야 할 구체적이 실천이란게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밝히려는 것이지만 스님의 글은 [과연 돈오돈수가 돈오점수 보다 우위에있는 것이 아님을 성공적으로 논증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반문하고 있다.또 박교수는 성철스님도 제자들을 가르칠 때 일관되게 문제삼은 것이 실천의문제였다고 지적하고 성철스님의 실천과 법성스님의 실천이 다름을 몸과 몸짓의 논리 즉 체용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다시말하면 법성스님의 실천은 {몸짓}으로 하는 용적 실천을 가리키며 반면에 성철스님의 실천은 {몸}으로 하는 체적 실천을 가리킨다는 것.

따라서 스님이 [한국불교 돈점논쟁은 종파 절대주의, 방법론 절대주의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깨달음에 관한 논쟁은 이미 절제된 법통에 관한 도그마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어서도 안된다]고 말한뒤 선의 깨달음은 역사적인 실천행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결론지은데 대해 박교수는 [경지라는 개념은 빠져버리고 실천만 강조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박교수는 결론에서 법성스님의 이같은 글은 우리들 주변에 널리펴져 있고 우리들의 내부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반수도주의적인 의문을 잘 대변해 주었다고 분석하고 그러나 몇천년을 두고 축적해온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 또한 크게 얻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이번 법성스님과 박교수와의 논쟁은 앞으로 불교계의 돈 점논쟁에 새로운 가닥을 내비칠 것으로 보여 불교 관계자들의 관심을 더욱 불러 일으킬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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