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당이미지 씻어내야

이기택대표체제의 1년은 대선패배와 DJ의 공백을 딛고 야당의 입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그러나 문민정부의 사정과 개혁바람앞에 단순히 입지만을 보전했다는 차원을넘어 야당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가야한다는 험난한 과제가 남아있다.당장 내년 상반기에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선거에서의 승리를위한 당역량의 결집이 최대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민자당의 지구당정비에서도 나타났듯 진보 개혁성향의 인물들이 야당보다는 여당에 참여함으로써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선명성 개혁성등이 야당의 전유물이 될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의 지도체제강화와 조직정비 야권통합등 모든 지적이 해결되어야 할과제이지만 무엇보다 첫째로 꼽을 수 있는것은 민주당의 지역색 일소다.김대중전대표의 정계은퇴와 이대표체제로의 변신에도 불구하고 비호남권 주민들은 여전히 민주당을 {노란색} {호남당}으로 바라보고 있다.영남권, 특히 이대표가 경북출신이란 점 때문에 일단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주민들도 막상 투표에 임해서는 민주당을 선택하는데 부담스러워 한다는점을 지난 8월 대구동을선거가 말해주고 있다.

최근 이대표의 대구경북지역에 관심과 고속철도지상화반대, 삼성자동차대구유치등을 위해 대구지역 민주당관계자들이 기울인 노력으로 과거보다는 민주당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이 많이 호전된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최근 단체장선거를 염두에 둔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출마자에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대선당시 DJ에 대한 지지도인 10%선을 밑돌고 있다는점은 선택의 순간에는 결국 등을 돌릴 정도의 취약한 지지도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시각은 비단 유권자들의 고정관념 탓도 있지만 민주당 스스로가 홀로서기를 시도하지 않는다는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더이상 민주당이 호남만을 고집하지 않고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확보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DJ의 수족이 되지못해 안달해하는 의원들의 자세는 DJ의 정치복귀 가능성에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DJ와 민주당의 이미지만 흐릴뿐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이대표에 대한 지도력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한 이대표 개인의 보다 강력한 이미지 구축을 지적할 수 있다.

이대표체제의 한해에 대한 긍정평가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민주당과 이대표의한계성을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DJ의 위탁관리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명실상부한 야당의대표로 우뚝 서기위한 노력을 기울일때 민주당의 지역색은 희석될 것이다.이같은 요구는 비주류의 조기전당대회 개최명분이었을 뿐 아니라 개혁모임등당내 비주류 중도계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또다른 과제는 민주당이 정부정책의 비판이란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통일에 대비한 남북경협과 동북아의 정세변화등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비전을제시해나가는등 자세전환이 필요하다.

여태껏 DJ의 연구에 힘입어 대여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통일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려면 이제부터는 보다 구체적인 통일 이후에 대한 비전을제시해 나가야 할것이다.

이와함께 범야권의 통합을 과제로 들수 있다.

이는 이대표 뿐 아니라 개혁모임 비주류 중도등 한결같은 희망사항이다. 민주세력의 대통합을 통해 야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발굴에 당장 나서야 할 것이다.

과감한 조직정비와 인물교체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물론 계파간나눠먹기가 절대 재연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선거풍토의 일대혁신을 예고하는 정치관계법의 통과와 여권의 일련의 개혁성향인사의 영입등 정치기류가 급변하는 현시점에서 야당의 진로를 예측하기는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과제들을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풀어나간다면 민주당이 새로운가능성을 열어나가는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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