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카무라의원 구속 일 정가파문 확산

26년2개월만에 일본의 현역 중의원이며 불과 몇개월전까지만 해도 건설상을맡았던 나카무라 기시로의원이 11일 구속됨으로써 종합건설회사와 정계의 정경유착파문이 중앙정계로 확산되고 있다.과거 자민당정권과 종합건설회사의 유착관계는 일본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서 고질적인 병폐로 손꼽혀져 왔으나 자민당의 오랜 장기집권으로 검찰이 제대로 메스를 대지 못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검찰이 자민당의 배후 최대실력자인 가네마루 신 자민당 부총재를 탈세 혐의로 구속하면서 건설업계의 뇌물수수 부정은 하나하나 베일을드러내기 시작해 지방자치단체의 현지사와 시장등이 줄줄이 구속됐다.검찰은 감자 줄기를 파내듯이 건설업계의 구조적인 비리를 파헤치면서 가네마루 전부총재가 애지중지했던 나카무라 전건설상이 건설업계의 담합부정을적발한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형사고발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한사실을 밝혀냈다.

아울러 이같은 압력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한 공식적인 경로를 강화하기 위한차원을 넘어서서 개인적인 {와이로}(뇌물)라는 확증을 갖고 유례없이 회기중에 나카무라 의원을 구속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따라서 자민당으로서도 명백하게 드러난 혐의 때문에 검찰의 구속동의 요구를 묵살할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더구나 일본의 여야는 불과 며칠전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치개혁을 위해 소선거구 비례대표 병립제를 골간으로 하는 정치개혁 관련 4개법을 통과시킨바 있어 시기적으로도 옹색한 입장이었다고 할수 있다.

일본 국민으로부터 국세청과 함께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검찰은 이를계기로 중앙정계에 만연되어 있는 각종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중앙정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수사확대는 우선 1차적으로 나카무라 전건설상이 소속해 있었던 자민당 다케시타파(현재는 오부치파), 나아가서는 자민당전체로 불똥이 튈수 밖에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자민당은 모처럼 마련한 정치적 호기를 놓칠 위기에 몰려 있다.즉 자민당은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가 국민복지세 신설을 발표한지 며칠만에뒤집고 최근들어서는 내각개편을 둘러싸고 연립여당간에 균열이 심각해진 것을 빌미로 총공세를 펼칠 참이었다.

그러나 나카무라 전건설상이 구속되고 앞으로도 수사의 촉수가 자민당에 미칠것을 우려해 옴쭉달싹할수 없는 처지에 빠지고 만 것이다. 나카무라 전건설상에게 1천만엔의 뇌물을 전달했던 기요야마 신지 가지마 부사장(구속중)도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형사고발을 피하기 위해 나카무라 전건설상은 물론 다른자민당 의원에게도 청탁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따라서 자민당은 앞으로 상당기간 국민으로부터 차디찬 눈초리를 받을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다케시타파의 한 분파로 자민당을 탈당하고 련정 구성을사실상 주도했던 오자와 이치로 신생당 대표간사를 중심으로 한 신생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결국 호소카와 총리는 잇단 실책으로 인기가 내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인 자민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는 바람에 정치적 안정기반을 오히려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정가에서는 이른바 {관행}과 {현행법 적용}을 놓고 일부 이론이제기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지역구민이나 이익단체의 각종 로비를 국회의원이 해온게 오랜 관례였고 감사표시로 약간의 선물을 받아온 터이기 때문에이에 대해 뭔가 교통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카무라 전건설상 구속파문이 어디까지 파급될 것인지, 차제에 고질적인 정경유착이 조금이나마 척결될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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