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이대표 대회록 요지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대표의 11일 영수회담은 UR재협상등 뜨거운 현안문제의 산적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대로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차원으로만그치고 말았다.다음은 주돈식청와대대변인과 이대표가 회담후 발표한 대화록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대표=이제는 국가보안법을 개정할때가 됐다.

*김대통령=개정은 불가하다. 과거 나 자신이 보안법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야당총재당시 통일에 도움이 된다면 김일성주석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얘기한것을 여당이 보안법저촉을 이유로 괴롭혔고 북한도 이를 환영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서 용공발언을 한것처럼 몰아갔다. 정치적 탄압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집행자나 관계자들에게 엄명을 내렸다.

*이대표=대통령 스스로 국가보안법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고 하고 국민도 치를떨 정도로 싫어하는 보안법을 존치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국회법사위소위에서 보안법개폐문제를 논의하는데 합의했나.

*김대통령=국회서 논의하는 것조차 반대는 않겠다. 보안법은 통일시까지의 한시법이다. 북한이 대남비방방송을 10시간에서 13시간으로 늘렸고 아직 적화야욕을 버리지않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법을 폐기할수 있는가.

*이대표=북핵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인 동시에 민족문제인데 한국정부가 소외되어있다. 이는 통일과 경협에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남북한과 미국간 3자회담을 성사시킬 용의는.

*김대통령=북미회담이 진행중이고 핵문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3자회담은 적합하지 않다.

*이대표=남북대화를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 북한의 오해와 망상을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이 안되면 나라도 북한을 방문해 오해를 풀도록 기회를 달라.

*김대통령=이대표가 북한을 방문했다가는 북한의 통일전략전선에 말려들 우려가 있다. 이대표 자신과 국가를 위해 안가는 것이 좋다. 나도 모스크바 방문때 북한을 가자는 허담의 제의가 있었지만 북한의 통일전선에 놀아나는 일이라고 판단해 가지 않았다.

*이대표=충고는 고맙지만 지난 70년대와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남북정상회담의 진전상황과 북미회담의 진전과정을 참조하겠으나 그래도 반대한다면 방북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다.

*이대표=정치관계법의 개정 자체가 새정치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새정부출범후 치러진 대구보궐선거에서는 전례없던 부정선거가 있었고 단위농협조합장 선거에서도 4천만, 5천만원 이상의 선거자금이 뿌려졌는데 이것은 왜 예방하지 못했나.

*김대통령=분명하게 다짐하고 밝혀둘것은 선거법을 통해서 선거혁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95년 지방자치선거때는 절대로 적당히 법을 집행하지 않겠다.행정력을 총동원해서 불법자를 색출하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숫자가 몇명이든관계하지 않고 법에 따라 철저히 조치하겠다.

*이대표=공산품은 최종이행계획서를 수정하는데 농산물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하지 못하나.

*김대통령=공산품에 대해서는 미국과 일본이 수정해서 우리도 했다. 그러나농산물의 경우는 그런 사례가 없다.

*이대표=다른 나라는 공산품이 중요하니까 그런것이고 우리는 농산품이 중요하지 않느냐. 이행계획서를 반드시 수정해 재협상을 하려는 성의를 보여라.*김대통령=재협상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관계관에게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말고 현장에서 다른 나라의 추이를 지켜보라고 지시했다.

*이대표=농산물분야 재협상에 대해 대통령이 받은 보고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공무원들이 협상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위해 끝까지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을 수도 있으니 야당과 농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달라. 야당과 국민이 공감하는 수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국회비준에 반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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