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이붕총리 오독논란

14일 있은 중국의 제8기 전인대 2차회의, 전체회의에서 이붕총리가 낭독한정부공작보고 내용중 주변국과의 관계설정 대목에서 한국과의 우의를 맨 먼저앞세웠던 사실이 과연 중국외교의 방향전환이냐, 아니면 오독에 의한 단순실수냐를 놓고 북경 외신기자 코너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대회전 배포된 원래 원고에는 중.북한우의가 먼저 언급됐지만 문제는 이붕총리가 이 부분 낭독당시 원고에 없었던 {중.한우의} 넉자를 삽입한 후 다시 원래의 원고를 읽어 내려갔던 것.

주어진 상황, 즉 원고에 없었던 4자의 추가를 놓고 천하대사를 논하기엔 다소 문제가 없는바 아니지만 일단 이붕총리 자신의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상황에선 현상만을 놓고도 한국의 시각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이점은 중국인들의 다양한 표현법을 감안할때 더욱 그렇다.백보를 양보해 이것이 이붕총리의 단순실수라 해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것이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인 이상 우리측의 필요한 시각에 맞춰 이를 일정부분 기정사실화 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우리의 언론을 비롯한 일반적인 반응들은 하나같이 이붕총리의 실수로만 판단, 간과한 사실은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더구나 이붕총리의 발언이 본심이든 실수든, 중국이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한국을 먼저 언급하든 북한을 먼저 언급하든, 일단 당사국이 아닌 일본의언론이 이를 {이붕총리의 단순 실수}로 휘젓고 나섰다는 사실은 현재의 시점에서 다분히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그들이 {단순 실수}로 휘젓고 나선 사실의 배경에는 우선 중국이 한반도 정책의 중심축을 북한에서 한국으로 옮기는 것을 원치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즉 한반도의 영원한 현상 고착을 바라는 그들의 기본구도가 물씬 묻어나고있는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이붕총리의 단순실수 사례로 이밖에도 잘못 읽은 글자를 지적했지만 이 경우와는 상황논리가 달랐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이붕총리는 중국지도부 안에서도 북한의 강력한 옹호자란 인상이 있다.이붕총리의 발언이 설령 실수로 확인됐다 해도 어차피 본인이 직접 나서서해명을 할 사안이 아닌만큼 그때까지는 짐짓 사실로 인식한듯한 우리의 자세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시점이다.

아는것을 다 안다하고 모르는것을 다 모른다고 해서야 다른 나라도 아닌 중국과의 접촉에서 어떻게 과실을 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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