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과 내면으로의 침잠이라는 양면성을 가진다. 창이란 삶의 본질이 되는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접합점이며, {부과}와{차단}이라는 대립적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역사의 창, 마음의 창, 남북의창 등의 비유적인 어휘들도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장소에서 창이 담당하고 있는 양면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일상적으로 건축의 창은 인간에게 숨쉴 수 있는 신선한 공기와 따습고 밝은햇빛과 안과 밖을 보고 보이도록 하는 다양한 역할을 해낸다. 또 야간에 집집이 불을 밝히면 도시의 야경은 은하처럼 아름답다. 그렇게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은 때로는 자비와 사랑으로, 구원과 희망으로, 또 환희와 행복으로 표상되기도 한다. 이처럼 창이라는 장치는 무표정한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화룡점정(화룡점정)의 요소인 셈이다. 역설적으로 창이 없는 건축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의 공간이 될 것이다.
가끔씩 우리는 창을 인간의 눈과 마음에 비유하게 된다. 일그러지거나 때가묻어 맑지 못한 창은 안에서도 밖에서도 흐려서 제대로 볼 수가 없듯이, 왜곡된 눈과 오탁한 마음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바르게 펼 수가 없고 타인에게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이 온전할리 없다.
창을 아름답게 꾸미고 깨끗하게 닦는 일은 우리의 마음을 바르고 깨끗이 쓰는 일과도 같다. 또한 그것은 나를 감추지도 않고, 나 아닌 외부세계를 긍정적이고 맑은 눈으로 직시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협심하여 어릴 적 동요처럼 파랗고 하얀 마음의 창을 열고 청정한 우리 사회의 봄기운을 마음껏 들이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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