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유아의 남녀 성비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타지역보다 더욱 심해 {사회 파탄선}이란 1백20을 훨씬 웃돌아 이제는 발등의 불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부터 말씀해 주십시오.*김교수=성비의 불균형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입니다. 84년을넘어서면서 1백10대 1백정도의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나면서 급격한 불균형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1백30에 육박,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고 10년 가까이 계속 일어나면서 서서히 그 문제가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단계입니다. 단순히 불균형이 심화된다고 이야기 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미치게 될 심각성을 모두가 느껴야할 때라고 봅니다.*최교사=국민학교 경우를 봐도 이제는 짝짓기가 교사, 학생, 부모 모두가 신경을 곤두 세워야할만큼 관심의 대상이고 그만큼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갈수록 여자 짝이 없는 남학생이 늘어나 1학년의 경우 45명중 5-6명은 남학생끼리 앉아야할 정도고 심하면 열명까지 있는 학반이 있을 정도지요. 한해가 다릅니다.*전교수=서구 사회의 예를 들면 사회, 경제적인 여건이 낮을수록 남아선호사상이 더 강하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경향이적용되고 있지 못한 경우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화이트 칼러들이 더욱더 {아들 낳는 법을 가르쳐 달라}는 상담이 끊이지 않습니다. 물론 산모중에는 아직도 상당수가 {아들이냐}고 종합병원인데도 불구하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위기의식은 낮은 편입니다. 특히 가족계획에 따라 둘만 낳아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에 첫딸을 낳았을 경우 둘째는 반드시 아들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태아 감별이 더욱 성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여기에는의사들이 상당히 일조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사회=가족계획의 역기능으로 남녀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 문제의 해결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생각합니다.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교수=물질문명의 변화에 정신이 뒤늦게 따라가는 {문화지체현상}을 꼽을수 있겠습니다. 남녀평등이라는 사회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생각은 아직도 이를 따라가지 못해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한데 가장 큰 원인이 있을겁니다. 또한앞서도 지적했듯이 가족계획사업이 정부에 의해 짧은 기간에 상당한 성공을거두었으나 이 과정에서 낙태에 대해 정부가 상당히 눈감아준 부분도 많았으며 낙태에 대한 죄의식이 가벼워 진것도 부인하기 힘든 원인입니다.*전교수=근친상간이나 폭력, 산모가 위험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절을 하지않도록 되어있으나 가족계획이 강조되는 기간에는 거의 이런 법이 사문화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지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남녀비율의 불균형을 초래한 가장 큰 역할을 한것은 초음파 검사기의 국산화에서 비롯된 보편화입니다.이 기계가 확산되는 시기부터 불균형의 속도에 가속이 붙은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초음파기기가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은 80년초 미국에서 이같은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입니다. 아들낳기위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혈우병같은 성에 의해 일어날수 있는 병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용도로 발표되었을때 대구시내 의사들 사이에 이 논문이 복사돼 나돌았습니다. 이 기기는종전의 양수검사가 가지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위험성을 모두 제거하는 기적같은 남녀식별기기로 우리나라에 잘못 사용된 것입니다. 이 이유의 상당부분은 의사못지 않게 환자가 제공한 것입니다. 초음파가 없는 병원에는 환자의발걸음이 끊기니 개인병원에서는 구입하지 않고는 병원문을 열수없는 상태였지요. 지금은 1백%가 갖추고 있을 겁니다.
*최교사=첫아이가 딸이면 둘째는 누구나 아들을 원합니다. 아들을 낳지 못하면 신랑 눈치 시집눈치가 보이기 때문이죠. 주부로서 당당히 자신의 위치를얻자면 아들을 낳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것도 이제는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내 버려두면 자연적으로 해결될것도 같습니다만-.*김교수=물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앞으로 10년이 더 지속된다고 보면 여기서 일어날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는너무나 심각합니다. 이런것을 간과하는 사회분위기가 정말 안타깝습니다.*사회=그러면 성비 불균형이 가져다 줄수있는 사회문제는 어떤것이 있겠습니까.
*김교수=앞으로 2000년이 되면 여섯남자중 한명이 신부감이 없어 장가를 못갑니다. 2010년이면 13명중 3명이 짝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런경우 짝을 찾지 못하는 계층이 누구겠습니까. 자연히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뒤지는 소외계층입니다. 성폭력이 난무할 것입니다. 성범죄의 증가는 불을 보듯 쉽게 짐작할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 노동시장의 혼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늘어나는 남성수만큼 직장을 보장해 줄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됩니다. 실업문제가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떠오르게 되겠죠. 실업에다 결혼마저할수없는 남성이 할수있는 일들이 어떤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각종 범죄가 늘수밖에 없습니다.
이외에도 지금과 다른 인구체계를 가져 옴으로써 기존의 인구틀에 맞춰놓은다양한 제도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것입니다.
*최교사=지금도 남학생의 여학생화 여학생의 남학생화가 급격히 이루어지고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교수=아이들도 딸이 둘인 가정을 보면 의아한 시선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랄까 아들을 낳는 방법이 있을텐데 딸을 두명 둔것을 보면 좀 답답하다는 생각같은 겁니다. 우리병원에서도 엄마를 따라온 꼬마 아이들이 {엄마배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묻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도 어른의생각에 굉장히 많이 젖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죠. 이런경우 단숨에성비 불균형을 줄인다고 생각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심정입니다.*사회=성비불균형을 줄이는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아니면 둔화할수 있는 방법을 끝으로 찾았으면 합니다.
*전교수=성별감정이 정확도가 1백%가 아니라는데에 주목을 해야 할 것입니다.실제로 틀리는 경우도 많아서 우리나라에는 너무 과장돼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즈음에는 병원뿐 아니라 조산원에도 감별을 해주는등 그 장소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실시하고 있는 병원에대한 지속적인 감시만 있으면 상당히 누그러질 것입니다. 의사들의 양심회복도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죠. 열악한 의료환경이 의사들로 하여금 돈의 유혹에쉽게 빠지게 합니다. 여기에는 의사로서 사명감부족이란 지적도 부인하긴 어렵지만 무조건 규제만 능사가 아닙니다. 기본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은채 무조건 막기만 한다면 음성적으로 고액에 감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당근을 주고 채찍을 가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교수=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의식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의식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남아선호사상을 없앨 수 있는 사회적법적제도 장치마련입니다. 막연한 선언적의미를 떠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되어야 하지요. 부정적 결과를 홍보하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합니다.*최교사=생명의 경외심을 불어넣는 교육도 좋을듯합니다. 태아도 하나의 생명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성감별로 인한 낙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봅니다.
*전교수=임신전에 이미 남녀를 가려서 놓을 수 있는 생식의학이 발달하면 지금과는 다른, 고도의차원에서의 성비불균형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의학의 발전은 무섭기 조차할만큼 생명의 경외심을 조금씩 없애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험단계이지만 보편화도 멀지않다고 봅니다. 이런상황에서 남녀 성비의 불균형을 인식하는 강도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이 의료계의 발전을 엄청나게 뒤지는 현실입니다.
*김교수=초음파가 의학적인 용도이외에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채널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법적인 조치가 더욱 강화돼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론적인 것은 의식의 개혁만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핵심이라는데 누구도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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