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쉽지 않은 것이다. 한 인간이 전생애를 걸어야하는데, 배부른 인간들의 만찬장을 메우고 그들의 기호적인 악세사리에 불과한 것이 음악이라면너무나 슬픈 일이지 않느냐" "어찌해서 그런 쪽으로만 생각합니까? 힘겨운 자에게 정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서러운 자들의 심중을 찾아가 위로를 주는 음악도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자기 기만에 불과하다. 우리의 귀는 이미 고전주의니 낭만주의니 하는 달콤한 음악에만 익숙해졌다. 달콤함은 삶의 고단함을 결코 위로할 수도 없고, 거기에서 위로를 찾아서도 안된다" 배달되어온 음식은 싸늘하고 식고 있었다.이런 논쟁은 무의미한 것인지 모른다. 감성의 출발이 다르다면 논리의 끝은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어차피 모든 사물은 양면성을 갖는 것이 아닐터인가.그리고보면 목청을 돋워 하는 논쟁이란 억제되기 힘든 자기 욕망의 또다른표현에 불과한 셈이다. 이후로도 날카로운 논변이 어어지다, 횡설수설하는말이 건네지고 말보다 감정이 앞서 달리기도 하면서 일종의 대립상태가 지속되었다.
"...평온으로 덮어둘 것이 아니라 요동시킴으로해서, 완강한 습벽에 틈이 벌어지고 거기서 새로운 인식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려면 차라리 꽹과리를 두드리거나 블레즈나 존 케이지의 전위음악(전위음낙)의 후예가 되는 편이 낫겠지요" 동유의 입에서도 빈정거리는 말투가 튀어나왔다. "그것도 일리는 있지만, 한국사회 나름의 감각이 있지 않느냐. 그렇다고 동서양의 어정쩡한 합성(합성)을 얘기하려는 건 물론 아니다. 한국사회에서의 음악적인 도약을 찾겠다는 전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거짓말입니다. 아저씨는 사실상 도발에 목적이 있으면서 대의를 내세우고있습니다. 쫓겨난 제도권 음악에 대해 대대적인 복수를 하겠다는 것 말고 아저씨의 심리를 설명하지 못하겠습니다" 횡설수설하는 입씨름이 거기까지 이르렀을때, 허록은 모서리에 금이 간 피아노 뚜껑을 내리고는 동유를 뚫어져라쏘아보았다. 침묵이 무겁게 쌓였다. 멀리 과일장수 메가폰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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