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판소리계의 척박한 토양에도 아랑곳없이 젊음 하나로 소리세계에 뛰어든 소리꾼 류성준씨(32)는 늘 득음의 경지를 생각한다.소리를 시작한지 이제 5년째. 명창 이명희씨에게 2년동안 {흥보가}한바탕을완득하고 독자적인 소리세계를 위해 긴 여정을 시작한 그는 득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경이 앞길을 막고있음을 잘 알고있다.
학창시절 우리민요가락과 판소리장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무역학을 전공했지만 졸업을 코앞에 두고 장래의 자기모습을 결정해야하는 깊은 고심으로 한동안 방황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할 것인지 아니면 좋아하는 소리의 세계를따라갈 것인지, 1년에 가까운 정신적 방황은 결국 그를 소리꾼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90년 소리를 막 시작할 무렵 도무지 판소리 사설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만큼소리는 난해했다. 그때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소리의길과 장단이 조금씩 체화되면서 류씨는 득공을 위한 맹렬정진과 함께 틈틈이익힌 고법으로 소리무대에 여러차례 서기도 했다. 문득 전통판소리 고도의형식미와 어려운 사설이 소리꾼들만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소리향수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작판소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형식미와 음악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소리창작의 토대를 위해 새로운 길개척이 필요합니다. 요즘 판소리는 근대5명창의 소리에 안주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요. 그래서 젊은 소리꾼들을 중심으로 소리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필요합니다". 창작판소리가 바로 젊은 소리꾼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숙제라는게 그의 말이다.
전통판소리에 매달리다보면 창작소리에 대한 열정이 소홀해질 것 같아 스승으로 부터의 소리물림을 그만두기까지한 그는 지난해 6월 대구 남산동에 판소리연구소의 문을 열고 {오적} {똥바다} {소리내력} {5월 광주}등 현재 발표된창작판소리를 독학해오고 있다. 류씨는 요즘 {판소리 전봉준}의 사설에 곡을붙이는 창작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한편 올해 1월부터 예술마당 {솔}판소리강습회에서 소리를 가르치고 있다. 국교생에서부터 5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의 수강생 70여명이 민요와 판소리 단가를 배우고 있다.올해 국악의 해를 계기로 향토 판소리인구가 더욱 늘어나기를 소망하는 신세대 소리꾼 류성준씨는 단순히 전통소리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가는 노력뿐 아니라 아직까지 그 환경이 열악하지만 계속 소리를 변화시켜 나가는 새로운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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