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성을 잃고 있다. 북한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시료채취를 거부하고 또 남북대화를 위한 특사교환접촉을일방적으로 결렬시키는등 눈에 띄게 어긋진 행동을 자행함으로써 북핵문제는결국 유엔 안보리의 처분으로 넘어가게 됐다.더욱이 19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제8차 특사교환 실무접촉에 나선 북한의 박영수단장은 애초부터 회담자체에는 관심이 없는듯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폭언을 퍼붓고 회담장을 뛰쳐 나감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꿈도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이 그동안 그렇게도 고대하던 미.북한간 3단계 고위급 회담을 눈앞에 두고 이를 포기하는듯한 무모한 행동을 취한것은 치밀한 계산과 예정된 프로그램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북한은 사찰거부와 남북회담 결렬이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연결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그들의가장 가까운 우방인 중국이 대북강경조치에는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큰 힘으로 업고있다.
그리고 북측이 {IAEA 특별이사회 개최}라는 궁지에 몰리면서도 남한관계자를향해 선전포고에 가까운 {전쟁불사론}의 폭탄을 던진것은 막다른 골목에서벽을 뛰어넘는 그들의 강인한 의지를 표출한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벼랑끝에서서 얻어진 시간과 전쟁위협으로 챙긴 파워로 오로지 미국의 허리춤을 잡고마지막 흥정을 해보려는 음흉한 계산을 하고 있는것 같다. 이 협상에는 당사자인 한국이나 핵을 관장하는 IAEA도 필요치 않아 배제시킨듯 하며 미국으로부터 체제유지와 경제원조등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당근을 일괄타결로 몽땅 받아내려는 속셈인것 같다. 북한측은 북핵문제가 IAEA에서 유엔안보리로 넘어가기전 필사의 막판 뒤집기가 실패할 경우 그때가서 {핵사찰 재수용}이란 백기를 들기만 하면 제재조치는 중단되기 때문에 {내일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다.
지금 핵주변에서 고심하고 있는 우리를 비롯하여 미.일.중등이 그 해법을 찾아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북경에서는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총리가 중국지도자들과 만나고 있다. 또 김영삼대통령도 24일부터 일본과 중국을 연달아 방문하면서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하여 동북아의 안보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며 북핵저지를 위한 국제공조체제를 공고히 하리라 한다.이 시점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풀수있는 비결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우선은강경대처쪽으로 기우는수 밖에 없을것 같다. 그러나 중국만은 고립되어 있는북한의 친구로서 고집불통인 그들에게 전쟁과 평화의 참뜻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길 바란다. 북한에 재갈을 물릴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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