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안보장관회의 의미

김영삼대통령 주재로 열린 21일의 청와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는 중대한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국내외 안보상황을 평가하고이에 대한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요약된다.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기존의 정부 기조인 {대화 노력} 천명과 함께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한국배치와 팀 스피리트훈련의 재개를 결정하는등 강경입장을취한 것은 강온양면작전을 구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들어 두번째인 이날 회의는 북한이 지난 19일의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을 결렬시킨데 이어 이날 오전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강행 발표가 나온 긴장된 상황에서 3시간여에 걸쳐 안보문제와 미국등 우방국과의 공조체제강화문제가 중점 논의됐다.

김대통령이 회의 벽두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을 성실히 받지않고 남북대화마저 단절시킴으로써 그동안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해결하려는 정부의 일관된 노력이 중대한 기로에 들어섰다]고 말한것도 이날회의의 중대성과 상황의 긴박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대내외적으로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는 제재를 통한 해결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정부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응차원에서는 특별히 새롭다거나 달라진 것이 없이 기왕에 거론돼왔던 사항들을 구체화시킨 수준이었으나 일단은 {강경선회}로 볼수있다.{대화노력}이라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군사안보태세 강화라는 {강경정책}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한국배치는 그간 거론돼 온것이긴 하나 이날 조기배치를 지시한 것은 상당히 주목되는 대목이다.

또한 팀스피리트훈련에 대해 김대통령이 일본.중국순방후 재개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힌것도 마찬가지로 주목되는 조치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와 조치는 안보태세 강화라는 측면과 함께 남북접촉에서 [전쟁이 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 [전쟁불사] 운운한 북측의 도발적인 발언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라는 측면도 지니고 있다.이날 회의에서는 이와함께 핵심우방국과의 공조체제 강화문제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견제하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중점 논의됐다.이 문제는 이날 회의직전 레이니 주한미국대사가 청와대로 김대통령을 방문,클린턴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함으로써 그 의미가 배가됐다.클린턴대통령은 친서에서 [북한이 핵사찰과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있음으로써 한반도와 세계의 안정과 평화가 위협받는 중대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미국은 한.미관계를 이간시키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한안보공약의 성실한 이행을 약속했다.특히 이날 클린턴대통령의 이같은 내용의 친서가 북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회부하는등 국제사회가 제재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달됐다는 점에서 미국의 향후 대북정책과 관련, 많은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이날 회의에서는 또 김대통령의 일본과 중국방문에서 논의할 북핵문제및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도 있었다.

이날 회의가 이와함께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기존의 기조도 유지키로 한 것은 정부가 여전히 {대화 노력} 쪽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이 자칫 파국을 몰고 올 수도있다는 판단아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해내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이 [북한의 어떠한 도발 경우에 대해서도 국가안위와 국민 생존권을수호할 수 있는 완벽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자세를 바꾸어 우리가 열어 놓은 대화에 호응하는 경우에 대비한 대북정책도 세우라]고지시한 것도 대화노력을 다시한번 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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