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명은 현대인의 생활 수준을 재는 척도가 되었을뿐 아니라, 사회 풍습과 시대 유행을 주도하기까지 했다. 오십년 전만해도 매우 신기했을 전화기가이젠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었고, 불과 삼십여년 전만해도 TV문화가 전세계에서 시대 풍습의 중심부에 위치하게 될지를 아마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과학문명은 경이로운 사건을 평범한 일상으로 바꾸어버렸다. 우주 공간에 띄워 둔 인공위성을 통해 수만리 이역땅의 먼 소식을 동시적으로 들어도 현대인들은 예사롭기만 하다.그런데 인간의 두뇌가 과학의 연을 제아무리 높이 띄워도 공간적인 범위를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다. 3차원의 세계에서 4차원의 세계로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타임머신만은 상상 속의 발명으로 머물수 밖에는 없을게다. 인간의 한계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인간은 비행기나 고속전철을 타고 먼거리의 공간 이동을 더욱더 신속하게 시간을 단축시키나, 시간 자체를 시계바늘돌리듯 역류시키거나 앞지르게 하지는 못한다.
한순간의 종이 한장 차이로 엄청난 사고에 휘말리기도 하는 생사의 문턱을넘어가버릴때, 영화 촬영처럼 '다시!'라고 외치는 감독의 명령대로 지난 순간의 사건을 커트해버리고 운명을 되돌리는 순간으로 재촬영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상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할 뿐이다. 단 한순간의 판단과선택으로 역사는 전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개인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떨어져버리기도 한다. 시간의 불가역성으로 인해 인생도 일회적이고 역사도 일회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습관적인 나태함으로 시간을 놓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해도 타임머신을 기대할 수 없는 현대인의 자각할 점이 바로 시간의 불가역성, 삶의 유한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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