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학교는 죽었다

에브리트 라이머라는 교육학자는 70년대 초 {학교는 죽었다}라는 책에서 오늘날의 학교는 그 기능을 잃었고 따라서 어떤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매년 이맘때쯤 한해도 거르지않고 반복되어온 구역질나는 교육부패가 또다시논란을 빚고있다. 5공 청문회를 보면서 느낀 일이다. 권력을 멋대로 휘둘렀던 자와 부정을 크게한 자 일수록 파렴치한 자기변명을 늘어놓았다.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당당함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이상 야릇한 존경심까지갖는, 금력이나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지극히 관대한 우리사회의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였다. 이는 이성적 판단과 비판을 마비시킨 이제까지의 교육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봉건적 잔재와 일제식민적 잔재를 올바르게 청산하지 않고 이어져온 권위주의적 군부독재의 정권들이 오늘날 우리교육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데 한몫 단단히 해온 것이다.이번 상문고의 추악한 비리도 우리 교육부패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싱싱한 삶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해치고 남의 위에 올라서도록 하는 반인간적 교육제도와 자식들을 입신 출세의 길로 달리도록 채찍을 치는 것만이 유일한 교육이라 믿는 부모들이 만든 합작품이 오늘 우리교육의 현주소이다.

또한 교육관료들은 참교육을 원하는 전교조 선생님 같은 약자의 조그마한 불법에는 참을성 없이 법질서를 앞세우고 엄청난 공권력을 휘두르나, 힘있는 부패한 집단이 저지르는 불법.특혜.비리에는 한없이 관대하였다.이제 교육은 가진 자들을 위해 영역을 옹호해주고 그들의 출세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소수의 독점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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