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착오거듭...{일하는 의원상}심는다

지난 91년 구성된 지방의회가 출범3년을 맞았다.30년만에 부활한 지방의회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씨를 뿌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시행착오와 문제점을 노출,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부정적 시각도적지 않다.

대구시 구의회를 중심으로 지방의회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을짚어본다.

*활동상황*

대구시 각 구의회가 지난3년동안 처리한 안건은 총1천1백88건, 구의회당 1백70건이 넘는 의안을 처리했다.

예산.결산안을 제외하더라도 총5백44건(구의회당 77건)의 조례를 개정, 수정또는 폐지한 것으로 조사돼 일하는 지방의회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나름대로노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회일수도 구의회마다 3년동안 1백77일에서 1백85일씩을 기록했다.정기회일수(매년30일)를 제외하더라도 임시회일수가 매년 30일이상이나 돼1-2개월에 한번씩은 회의가 열린 셈이다.

또 구의회마다 해외연수와 세미나를 해마다 1-3번씩 가졌으며 민원도 40-50건씩을 처리했다.

여기에다 특별위원회나 대책위원회구성및 활동, 간담회, 현장방문등 특별활동을 더하면 겉으로 나타난 의원들의 활동은 두드러져 보인다.*평가*

그러나 이같은 수치상의 성적표와는 달리 {구의회 3년}에 대한 평가에서는부정적인 시각이 긍정적인 평가를 앞서고 있다.

서구청 김병원 사회산업국장은 "일부의원은 지역활동을 통해 집행부에서 생각하지 못한 제도개혁안을 제시하고 민의를 수렴하려 애쓰지만 상당수는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국장은 의원들 중 사업가가 많은 탓에 의정활동이 소홀해지기 때문이라고그 원인을 분석했다.

수성구청 강성철 총무국장의 의견도 비슷하다.

강국장은 "의원들이 투자우선순위를 무시한채 지역구만 챙기려고 예산사업을무리하게 따내려 하거나 재산가가 많아서인지 복지행정등 서민들의 아픔을등한시한 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구사업비를 동마다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일도 잦아 일관성 있는 행정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집행기관의 성격이 강한 구(구)에 정책심의를 하는 의회가 설치된 것부터 문제라며 구의회의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한 고위 공무원은 사견임을 전제, "시의회를 통해서도 주민의 의견수렴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의회는 {옥상옥}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구청 공무원들은 아직도 집행부의 설명에 이해를 잘 못하거나 막무가내식으로 달려드는 의원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의회구성초부터 논란이 됐던 의원들의 자질부족, 전문성 결여 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숙한 회의운영에 인기영합 발언, 중복자료 요구등 중앙정치에서 나타나는 폐해를 지방의회가 고스란히 답습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고 했다.그러나 이같은 부정적 평가에 대해 의원들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손정길의원(수성구의회)은 ~의회에 사업가가 많아 전문성이 결여되고 의정활동에 쏟을 시간이 부족한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의회가 구성된지 3년이지난 지금은 대다수 의원들이 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손의원은 집행부를 견제, 예산편성에 효율성을 기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없애는데 구의회가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구의회의장단협의회 권영환회장(동구의회의장)은 "구의회가 연간 4억-5억원의 예산을 쓰지만 의회가 예산심의 등을 통해 절감하는 것은 그 이상"이라고 의회의 공을 내세웠다.

의원들은 또 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공무원들을 감시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강황의원(서구의회)은 "서구평리1동 주거환경개선사업과 평리시장상인에게과다 부과된 세금삭감, 파출소 신설등 주민들의 숙원사업해결에 힘을 썼다"며"의회가 생겨 행정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더구나 고속철도 지상화반대나 군부대이전과 같은 집행부나 국회의원들이 윗분을 의식, 거론조차 못하는 주민숙원사업을 지방의회가 해결하겠다고 나선것에서 의회의 존재의미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의원들은 주장한다.대다수의원들은 ~지방의회의 활동을 극도로 제약하는 지방자치법의 테두리안에서 구의회가 이만큼 활동한 것은 지방의회가 발전할 수 있는 {싹}을 보여준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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