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북한 벌목공들에 대한 어떤 대책을 꼭 세워야만 합니다. 한국을 목적지로 하고 큰 결심하에 도망쳤다가 다시 잡혀가는 벌목공들이 불쌍하기 짝이 없어요.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이나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에서는 전혀 손을 안대고 속수무책의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90년부터 지금까지 약4년간 하바로프스크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김철수목사(60.가명)의 푸념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간 김목사는 북한 벌목공들을 많이 접하게 돼 어느틈에 그들에 관한한 전문가가 됐다면서 한국정부의 북한 벌목공에대한 냉대를 퍽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지난해 하반기에는 벌목장계약 만료로 폐쇄소문이 나돌면서 지난 9월부터11월말까지 약 1백80명의 벌목공들이 탈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60여명이 다시잡혔으며 나머지는 모스크바및 중앙아시아 극동지역등으로 흩어져 앞으로의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이들 벌목공들은 탈출한 그들 인원수에 비해 한국정부가 받아들인 숫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또 한국 대사관측은 정책이 북한 벌목공들의 망명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일부 벌목공들은 숨어지내다가 결국 다시 북한측에 자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김목사는 지적한다.[안타까운 일이지요. 그러나 국제적 외교측면을 고려하면 한국대사관등의 입장을 매도할수만은 없습니다. 아무 증명서류 하나없는 사람을 여권, 비자 등을 구비케 해주고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시베리아 북한 벌목공들은 1년내내 벌목장에만 갇혀있는 것이 아니다. 벌목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1년중 가장 벌목작업이 활발한 시기인 보통 12월부터3월까지의 4개월을 빼놓고는 바깥 출입이 가능하다. 벌목장에서 겨울철을 선호하는 것은 목재의 운송때문이다. 겨울에는 꽁꽁 얼고 눈이 덮여있어 수송이그만큼 쉽다고 한다. 나무를 베어 그대로 굴리는 식이 되기 때문에 여름환경보다는 몇갑절 더 능률이 오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벌목공들은 겨울철을 빼놓고는 자주 하바로프스크등지의 연해주 지역에 나와 다른 노동일이나 장사를 해 따로 돈을 모으는 기회를 가질수 있다고 김목사는 설명한다. 이들은 심지어 한국교회까지 찾아와 이들과 대화를 통해 동포애를 나눈다. 이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탈출을 해 급하게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그가 알고있는 숨어사는 한 북한 벌목공을 며칠전 서울에서 온 MBC TV팀에게 소개시킨 적도 있다고 말하고, 만약 벌목공이 북한 안전요원(경찰)이나보위부(안기부)에게 잡히면 2가지 형벌중 하나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탈출이 벌목장에서의 단순도피로 판정나는 경우는 3년간 중노동에 처해지나 망명등의 계획이 드러나면 국가반역죄로서 즉시 평양으로 이송돼 쥐도새도 모르게사라짐을 당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는 김목사가 많은 벌목공들을 만나면서 공공연하게 밝혀진 내용중의 하나이며, 탈출한 벌목공들에 범죄자가 많다는 소문은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그는 판단하고 있다. 그것은 벌목장으로부터도망한 북한인들이 대개는 칼등 흉기를 소지하고 있어 이들이 북한 안전요원등에게 적발될 때 순순히 끌려가지 않는 이유이다.
반면 북한 안전요원측에서도 범인체포에 생각보다 적극적이 아니라고 김목사는 말한다. 도망친자를 잡아야 본인에게 이익될 것도 없고 잘못하면 몸을 다칠수도 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잡으러다니는 척하는 때가 많다. 간혹 벌목공은 잡히기 직전 돈으로 매수해 풀려나기도 한다는 것. 억지로 호송해 가는것보다 2백달러정도의 금품공세면 대부분이 넘어간다고 뇌물의 효용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 북한감시원들은 뇌물먹기에 하도 익숙해 이들에 대한 우스갯소리까지 생겨났다.
북한 벌목공들을 그들이 원하는 한국으로 보내기위해 별 수단과 생각을 다해보았다는 김목사는 국가간의 외교문제의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한가지 아이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나 나홋카항구에 나가 러시아 선박에숨어타고 밀입국하는 방법이다. 이 두항구에서의 날을 합치면 매일 부산에 가는 배가 있는 셈이 돼 최근은 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선박의 경우는납치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러시아선박이 가장 무난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김목사는 만약 북한.러 벌목협정이 지속하는한 북한벌목공들이 언제라도 대한민국의 품으로 오고자 할때 어떤 구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해야 하며 어느정도 그들에 대한 자금지원이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이 앉아서 정보만 얻으려고 하고 보고나 바라는 종래의 고식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는한 북한 벌목공들의 장래는 참담할 뿐이라고 이에대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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