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일.중 순방이 남긴것

24일부터 시작된 김영삼대통령의 일본(2박3일) 중국(4박5일) 순방외교가30일 마무리됐다.6박7일간에 걸친 이번 순방은 한마디로 {미래지향}과 {상생}이라는 단어로상징되는 새로운 한.일, 한.중시대 개막의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3국간 협력의질적차원을 한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은 29일 귀국에 앞서 북경에서 수행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보측면에서 미.일.중간의 3각 외교체제를 구축하고 경제분야에서도 상당한 실리가있었다]고 이번 순방의 성과를 자평했다.

물론 이번 순방에서 최대의 관심사로 꼽혔던 북한핵문제에 대해 3국간에 이뤄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노력 계속} 합의는 진전된 해법의 도출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된다는데 인식을 공유하고 유엔안보리 대책을 포함해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은 한반도 긴장계속의 확대재생산을 제어하는 완충기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경제분야에서도 몇가지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일본과는 양국간의 오랫동안 쌍무현안이 돼온 무역역조 시정, 기술이전을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중국과는 이제까지의 교역중심에서 산업분야로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기 위한 각종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한마디로 김대통령이 자임해온 {세일즈 외교}의 닻이 올려졌다는 긍정적인평가를 내려도 무방할 것이다.

김대통령은 24일부터 3일간의 일본방문기간중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총리와의 2차례 정상회담등을 통해 과거청산의 매듭을 발판으로 전향적 다원적인 양국관계 구축에 합의했다.

일본측은 아키히토(명인) 일왕이 스스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으로 사과했으며 호소카와총리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책임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화답해 왔다.

과거문제에서 벗어난 양국은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나간다는 새로운 시각을 찾아 냈다.

김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사를 들어 {달라}고만 요구했고 일본은 {안준다}고만해 감정싸움만 빚었다]며 *수출증대를 통한 무역역조 시정 *투자환경의 과감한 개선등 적극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이에대해 호소카와총리도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양국관계의 다양화 국제화를 꾀해가면 서로 둘도 없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물론 일본측이 경제협력에 대해 실천의지를 얼마나 보여 줄지는 지켜볼 대목이지만 *부품개발 분야에서의 수직.수평분업 촉진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종합지원등 구체적인 협력대상을 확정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6일부터 시작된 4일간의 중국방문은 북핵문제뿐 아니라 경제분야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북한핵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진 강택민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중국측의 기존입장 고수로 회담 결과가 우리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이며 이번에 우리측이중국의 대화를 통한 해결입장에 공동보조를 취함으로써 다음 단계에서 중국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할 수 있었다]면서 {빈손 회담}만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대화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북한의 모험주의적 돌발행동을 경계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예방하는 견인장치를확보한 셈이라는 적극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김대통령은 29일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내외신기자회견에서[강주석과의 80분간에 걸친 단독회담의 대부분을 북한 핵문제에 할애했다]면서 [모든 것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이날 회담에서 중국측이 갖고 있는북핵과 관련한 정보등 광범위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자신의 방일.방중후에 결정키로한 팀스피리트훈련의재개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하는 대목이다.김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으나 유엔안보리의 논의추이를 좀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한.중두나라는 경제분야에서는 *산업협력위원회 설치 *자동차.항공기.고화질TV *전전자교환기등 4개품목의 합작.개발.생산.판매등에 합의함으로써 협력가속화의 길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이번 김대통령의 첫 일.중 순방외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지나치게무게가 실림으로써 경제외교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으며 문화재 반환문제, 환경오염문제등 기타 현안에 대한 논의가 미흡했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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