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BCTV {폐지론} 첫방영...국민 관심사로

영국은 결국 왕정을 폐지하게 될 것인가. 오랫동안 수면하에서 추진되어온 왕정폐지론이 점증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행보를 개시, 이 섬나라의미래에 변혁가능성 여부가 주목받고있다.최근 가입회원수가 천명이 넘어 무시못할 단체로 부상하고 있는 {공화국 캠페인 그룹}의 주장과 활동을 소개한 프로그램 {마지막여왕-급진적 선택}이30일밤 BBCTV로 방영됨으로써 공화정운동은 이제 단순한 지식인 토론모임에서전국민적 관심사로 변모되고 있다.

왕정폐지론을 TV제작물로 다룬 것도 사상최초의 사실이어서 누구도 이 문제를 한낱 농담거리로 넘기지는 못할 것 같다.

신중한 투기로 소문난 런던의 도박사들이 2001년경 영국에 더이상 왕은 존재치 않을 것이라고 4대1로 점친 사실도 최근 뉴스를 타고 있어 왕실을 신성시하는 국민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이미 무너진 듯하다.

이번 논쟁의 초점은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찰스왕세자에 관한 개인적 선호차원이 아닌 영국정치구조의 일대혁명을 논의하는 것이라 그 차원이 다르다는점도 지적되어야 할 사항.

공화국 주창자들의 요지는 영국을 더이상 성문헌법도 없는 {미개한}상태에서구출하자는 것이다.

유럽 모든 국가들이 헌법을 가진 공화국인데 비해 민주주의의 본산을 자처하는 영국은 중세적 군주국이어서 국민의 의식발달과 국가의 근대적 발전을 가로막고있다는 주장.

공화국운동의 리더이며 {윈저왕가의 몰락}을 쓴 스티븐 해즐러교수는 "지금성문헌법을 만들고 왕정을 폐지하지 못하면 영국은 영원히 2등국가로 전락하고 말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왕실폐지뿐만 아니라 세습귀족의 철폐, 성공회의국교회 지위 박탈, 상원의 민주화를 공화국운동의 요체로 꼽고있다.10년전만해도 왕실페지는 탁상공론적 {상상}에 불과했으나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는 대세가 왕실폐지쪽으로 기운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난 1월 인디펜던트TV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영국도 호주처럼 여왕의 국가원수자격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53%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2월 런던의 한 TV프로그램은 44%의 시청자들로부터 왕실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단도직입적 대답을 끌어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최근들어 왕실의 행복하지 못한 결혼이 이같은 추세에 더욱 부채질을 하고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25%정도로 추산되는 골수왕당파들을 제외한 다수국민들은엘리자베스여왕 서거시 영국이 찰스3세국왕치하에 놓여져야한다는 사실에{낙담}하고 있다고 언론은 보도한다.

그러나 왕정옹호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은 실정. 옥스퍼드대학의 버논 보그다노르교수는 국민의 심리적 근저를 차지하고있는 왕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왕정이 폐지될 경우 나타날 혼란과 헌법제정의 주체에 따른 문제뿐 아니라왕의 중재로 비교적 안정을 보여온 영국정치가 양극화될 가능성은 공화주의자들조차 인정하고 있다.

공화국 캠페인 그룹에는 지식인, 교수, 상공인 뿐아니라 좌.우익정치인 심지어 4명의 귀족상원의원까지 가담하고 있어 이들의 주장은 날로 설득력과 공신력을 더해가고 있다.

공화파 내부의 이견집단으로는 왕실폐지보다 성문헌법쪽에 무게를 두는 {차터88}그룹이 있다. 헌법만 민주적으로 완성되면 왕을 헌법테두리 안에 둘수도있다는게 그들의 주장.

이같은 논쟁에 가세해 호사가들은 과연 누가 영국초대(민선)대통령이 될것인지 추측하기에 여념이 없다.

최초여성국회의장 베터 부스로이드 여사, 옥스퍼드대학총장로드 젠킨스, 사업가 리차드 브랜슨, 마거릿 대처 전총리등이 거론되고 있은데 왕실가족으로는 앤공주가 찰스왕세자보다 유력한 후보.

국민의 사랑 다이애나 비를 멀리한 찰스는 아무래도 신뢰와 인기에서 회복불능상태에 빠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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