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안 해법 못찾는 민자

민자당이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남쪽의 화신은 시시각각 북상하고 있는데도 서울의 민자당은 아직도 한 겨울이다.UR문제와 북핵문제등 대외적인 현안들이 닥친데다 김영삼대통령의 측근들만문제가 된 사전선거운동 시비등으로 갈수록 운신의 폭은 좁아지고 몸은 자꾸만 얼어붙고 있다. 도대체 집권여당의 정치력이란 찾아볼 길이 없다.하기야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대부분의 문제들은 민자당에서 전혀 손을 쓸수없는 사안들이었다. 당정협의라고 해봤자 정부쪽의 설명만 들었을 뿐, 그리고 의견제시를 해봤자 반영도 안되는등 정부에 질질 끌려다녔다는 것이 올바른 설명이다. 그러나 집권당이라는 이름은 어쩔수 없어 오히려 정부에서 한일로 민자당은 부담만 지게됐다.그래도 당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면 북한핵문제 정도를 들수 있다. 그러나 논의자체가 강경론과 온건론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갈려 오히려 정부의정책결정에 혼선을 초래하는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

UR문제에 있어서는 당내에 거의 한사람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고 정부얘기만 믿고 있다가 결국 말이 오락가락한 정부와 {공범}이라는 억울한 누명마저 쓰게 됐다. 일을 그르친 뒤에야 관계장관을 불러 호들갑을 떨며"어떻게 지역구민들을 설득하느냐"고 푸념만 늘어놓았다.

민자당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은 것은 사전선거운동 시비다. 최기선인천시장,박태권충남지사와 반형식의원등 문제가 된 인물들이 하나같이 민주계라는점에서 더욱 해법이 어렵게 되고 있다.

문정수사무총장과 강삼재기조실장등 핵심당직자들은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처럼 사건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문제인사들을 두둔하는 태도로 일관한 반면 드러내놓고 말을 못하는 민정공화계는 {엄벌}을 바라고 있는 눈치다. 자연히 당의 공식적인 입장정리는 불가능하다. {위에서}하라면 하고 아무말이 없으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상황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데도 민자당은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문제를 일으킨 쪽이 정부인 만큼 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태도다. 민자당으로서는 야당을 {달랠} 아무런 {꺼리}도 갖고있지 못하다.그런만큼 야당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영삼정부출범이후 줄곧 헤매기만해 민자당만큼 무기력함을 보인 민주당으로서는 이 기회를 쉽게 보내고 싶지않기 때문이다.

신정부출범이후 민자당이 집권당으로서 {능력}을 발휘한 적이 없는데다 정책결정의 {힘}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먼저 고려돼야 한다는 항변도 있다.사실 당의 모든 의사결정에서 당이 주도적으로 해나간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청와대와 정부가 주도했고 민자당은 거기에 질질 끌려다녔을 뿐이다.

{한지붕 세가족}으로 표현되는 계파구분도 민자당의 활동범위를 극히 제한한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정부출범이후 한번도 이런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심화일로를 걸었다.

현안들이 떠오를 때마다 계파간에 의견들이 제각각으로 나왔고 당의 공식적인 입장에서는 실세인 민주계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민정.공화계는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맘대로 할수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민정계의 한 의원은 "민주계 몇사람을 빼고는 사실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잊을만 하면 {물갈이}이야기가 나오는데 무슨 일을 할수 있느냐"고 말했다.상황이 변하지 않는한 공무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복지부동}이 민자당에도만연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대통령의 "당이 정치를 한차원 높여야 한다"는 질책성 주문에도 지도부만다급할뿐 당이 주체적으로 움직일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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