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 최고지성 자랑

{50만8천7백62부}-지난3월8일 유럽최대 권위지인 프랑스 르몽드지 발행부수다. 이신문은 매일매일 발행부수를 맨 마지막면(이날짜26면)에 밝히고 있다.따라서 이 신문독자는 하루하루가 다를수밖에 없다. 물론 뉴스가치에 따라서증감사이클이 나타나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날그날 기사내용의 신속.공정.정확.전문성에 관한 독자로부터 냉엄한 심판 결과가 발행부수를 뜻하기 때문에 신문제작에 쏟는 전직원들의 정성과 집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이 신문은 세계적으로 지성과 전문적 식견이 풍부한 독자 고정층(평균 50만부)이 있다. 물론 불어 사용지역(프랑스.벨기에.스위스등)지식층의 정보욕구및 방향제시와 대학생들의 필독교과서로서 손색없는 각분야별 심층분석을 특장으로 하기때문에 독자확보에 있어서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한다. 인기영합취재나 선정적 편집은 이신문의 생명을 종식시키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지난 44년12월 노르망디상륙으로 승기를 잡은 연합국의 반격이 집요한 시기에 전후정국구도개편을 겨냥한 드골장군의 언론정책에 따라 창간된 이 신문은초대 편집국장겸 총괄책임자가 위베르 비베메리씨였다. 당시에 15만부 발행으로 출발한 이신문은 60년대 이후부터 45만-55만부 사이를 맴도는 독자를 확보, 오늘날까지 이 숫자는 변동없이 유지되고있다. 평균 발행면은 24-26면이고 부록(주로 경제.오락.TV프로등)이 12면정도 된다. 1-10면까지는 국제정세.정치분야가 대부분이다. 나머지면은 경제.사회.문화.패션.수도권면등으로 분류된다.르몽드지는 전후역사에 있어서 유럽뿐만아니라 미.소주도 냉전시대에 있어서도 유럽외교와 지성을 대변하는 막강한 여론주도에 큰힘을 발휘했다. 역사의진행성.지성인들의 역할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권위지로서 무게는 있을지몰라도 중산층 독자침투에는 커다란 장벽이 놓여있는 것이다.따라서 신문의 편집자체가 밋밋하기 그지없다.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전지면(물론 광고는 제외)에서 사진을 찾아볼수없다. 고작 캐리커처(풍자만화) 정도가 시각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지면이 온통 고답적 편집에 의해 각분야별로 예리하면서도 전문성을 곁들인 해설성기사로 짜여있다.

전통고수와 지식계층 취향을 중시한 나머지 기사내용이 난이하고 다양성이제약되기 때문에 선호독자층을 상회하는 독자확보에 어려움을 지녀 해마다 적자에 따른 타격이 심대하다.

3대 사장(85-90년)이었던 앙드레 퐁텐느 현상임고문(70) 당시 적자가 누적,기자출신이 아닌 경영인인 르 주른사장(4대)을 주주총회에서 지난90년 영입,다소 적자규모를 줄여나갔으나 신문사의 특성에 둔감한 르 주른사장의 용인술때문에 회사차원에서 위화감이 심화되어 지난2월 퇴임하고 5대 사장엔 정치부 기자출신으로 명성을 날린 장 마리 콜롱바니씨(456)가 지난 3월4일 취임했다. 신문을 아는 경영인이 다소의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인화와 사시를 도모하는데 적중하다는 특별주주총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퐁텐느 고문은 기자와의 특별인터뷰에서 르몽드지 운영에 따른 나름대로의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르몽드지는 프랑스또는 유럽 전반적인 경기불황 여파로 광고수입이 지난해부터 급감됐다. 다행히 르몽드지 수입에서 차지하는 광고비중이 지난89년 당시60%였는데 요즈음은 28%로 떨어져 그 충격은 딴 신문에 비해 덜한 편이지만지대수입 확대를 겨냥해 독자확보를 유도하기 위해서 신임사장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편집스타일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한국엔 지난88년 이전 특파원이 있었지만 그후 철수한바 있다. 재정난이 주된 이유이다.편집국 기자의 20%에 달하는 60명가까운 특파원들이 주로 미.유럽.과거 프랑스 식민지역에 배치되어 있어 여타지역 동향 수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재정상태가 호전되면 한국등 이해민감지역에도 다시 기자를 파견할 생각이다.우리신문은 결코 특성(권위지)을 준수하는 전통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이 신문의 국제화.세계화를 모토로하는 제작정신을 웅변해 주는 퐁텐느 고문의 발언은 황색지의 일시적 변신(상업적 흥행목적)을 지양하고 신문의 창간이념을 준수하는 꿋꿋한 선비정신이 이 신문의 핵심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 신문은 2차대전 직후인 45년 당시 1백79개(중앙지 26개, 지방지 1백53개)에서 66개(중앙지 12개, 지방지 65개)로 줄어들었다.독자수도 45년당시 중앙지 4백50만부에서 2백60만부로 감소했고 지방지는 당시(7백50만부)와 엇비슷한 독자(7백20만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라는 중앙지보다는 지방신문의 영향력이 꾸준히유지되고 있는데 그만큼 각지방마다 독자들의 관심이 국제정세와 중앙소식보다는 지역정보와 지역개발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신문은 지방지인 {웨스트프랑스}지이다.서부 브데라뉴지방에서 발간되는 이신문은 80만부이상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중앙지로서는 르 피가로지(60만부) 르 파리지앵지(55만부)에 이어 르 몽드지가 많은 독자를 지니고 있지만 독자계층의 영향력에 있어서는 단연 르몽드지가 가장 앞선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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