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군부대 출입증-{상류}확인증으로 착각

대구시 남구 봉덕동 미군부대 출입을 둘러싼 잡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없다. 졸부들의 그릇된 행동거지 쯤으로 치부를 하려고 해도 일부 고위직 공무원.실업인들이 출입증을 발급 받으려 발버둥치는 행태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한.미친선을 무색케하는 이 낯뜨거운 양태를 추적해 본다.

**이용현장과 실태**

대구시 남구 봉덕동 미군 제19지원사 캠프워커 장교식당인 에버그린(Evergreen)은 늘 우리나라 사람들로 붐빈다. 평일에 들어가보면 한낮인데도 내국인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식단은 뷔페식으로 훈제고기 소시지류 야채등이 주류를 이루며 곰탕 볶음밥등 일부 우리음식은 주문을 해야 나온다. 내국인들은 저마다 이게 최고의 음식인 것처럼 생각하는 듯이 보이고 이 자리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자랑에 겨운표정들이다.

캠프헨리 하사관식당인 TLC(Taegu Leaders Club)도 호황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클럽옆 바 역시 늦은 시각에도 내국인들로 가득 찬다. 이들은 서로가 잘 아는 사이인듯 술잔을 다른 테이블로 보내기도 하고 [요즘은 왜 뜸하냐]고 안부를 묻기도 한다.

술은 주로 50ml짜리 {오리지널}양주를 마시며 안주는 감자튀김과 훈제고기.부대측은 매상을 염두에 둔듯 주로 12개들이를 한세트로 포장한 양주를 팔고있다.

캠프워커내 9홀짜리 골프장. 미국인보다는 내국인이 더 많고 고급승용차들이주차장을 메운다. 입장하지 못해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은행지점장도 있고섬유회사 사장도 눈에 띈다.

평일에는 서너명씩 떼지어온 주부등 여성골퍼들이 필드를 누비고 있다.이들이 타고 온 차는 대부분 2천cc급 이상이고 외제차도 적잖게 보인다.대구근교의 퍼블릭코스에는 손님이 없어도 이곳 골프장만은 서로 들어가려고아우성이다.

하도 많은 이들이 골프장 출입을 원하다보니 미군측은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골프장 회원이 아니면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내국인들이 애써 미군부대 출입을 하고 있지만 영내에서 미국인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것은 아니다. 횡단보도 앞이나 일단정지 표시가 있는곳에서 멈추지 않고 달리거나 시속 20km이상 달리면 미군헌병이 달려와 교통위반스티커를 발부, 3회이상 위반하면 출입증을 회수한다.

여성계 인사 김모씨(50)는 [횡단보도 근처에 사람이 없어 그냥 지나갔다가미군에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다]며 [그뒤부터 영내에선 아예 기어를 1단으로놓고 운행한다]고 말했다.

**발급과정**

미군부대 출입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먼저 미군속 및 한국인신분으로 근무하는 1천여 내국인들이 출입증을 갖고있으며 공무상 필요한 대구시.구청직원 경찰에게도 출입증이 나온다.다음은 부대내 양식당과 클럽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카드 소지자.이들 시설의 정원은 에버그린 1백50-2백명, TLC 50-1백명, 골프장 1백40명해서 모두 4백-5백명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회원신분증을갖고 있는 사람은 이보다 거의 10여배나 많은 수준이라는게 경찰 관계자들의분석이다.

매년 출입증을 경신하면서 일정한 이용실적이 있어야 재발급되지만 이때문에재발급을 거부당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일단 발급받기만 하면 다투어 이용한다는 얘기다.

골프장 출입자격(H회원)은 에버그린이나 TLC과정을 거친 사람들중 심사를 거쳐 주어진다. 중간과정으로 OH회원이 있다. H회원은 부부가 같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비해 OH회원은 본인만 이용가능한게 차이점이다.대구상공회의소가 관장하는 한미친선군민협의회(AUSA), 국제민간외교클럽(PTP)이 회원자격부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정확한 회원 숫자는 밝혀진게 없으며 미군 자체도 현황파악이 제대로 안돼미육군범죄수사대(CID)는 지난 2월 중순 일제 조사를 하면서 영내에 들어오는한국인들의 출입증을 강압적으로 빼앗아 이들이 크게 반발하자 다시 교부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때 출입증을 뺏긴 인사들중 일부는 [미군측의 행위를 참을 수 없어 경찰에이 사실을 알렸으나 경찰은 어쩔수 없다며 발뺌만 했다]고 분해했다.**잘못된 사고**

왜 일부 내국인들은 기를 쓰고 미군부대 출입증을 발급받으려고 하는가.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잘못된 상류의식에 있다. 이들은 미군부대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것이 신분의 척도라도 되는양 당당히 승용차에 출입증을달고 시내를 돌아다닌다.

지난 2월 일어났던 출입증 불법발급사건에 연루된 4명의 대구지역 중견실업인들은 출입증을 얻기 위해 1백만원의 사례비를 미군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또 일부 교수 공무원 지방의원등도 출입증을 발급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주변 주민들은 [평소 출입하는 사람들 숫자로봐서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대낮에 20-30대의 비교적 젊은 여성들도 많이 드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당국이 클럽운영비의 일부를 한국인 입장객들에게서 얻는 수입으로 충당하기 위해 정원외 인원들에게 출입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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