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여권 눈가리고 아웅식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화사한 꽃소식보다는 재야나 대학가, 그리고 야당의 반정부 시위로부터 봄이 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4월이 늘 불안한 계절이 되고 말았다.이제 농민들의 마음은 밭대신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졌고 국민들은 한반도의전쟁위기를 알리는 외신과 북한의 위험한 핵놀음에 분노감과 망연한 심정으로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현정국에 대한 책임은 상당부분 정부여당이 져야한다. 북핵정책의 혼선은 정부의 주체적인 해결능력 부족과 철학빈곤에 따른 당연할 결과라는 지적이다.걷잡을수 없이 뛰는 물가등 민생문제도 결과적으로 정부의 몫일 수밖에 없다.더군다나 최대현안인 쌀개방등 UR협상분야는 정부관계자는 물론 민자당 소속의원들의 안일함과 무지가 빚어낸 총체적 실패작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지난12월이후 쌀개방을 비롯한 UR농산물 협상분야에서 보여준 정부여당의 태도는 온국민을 그야말로 공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대통령의 사과담화에 이어 농수산장관이 두명이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이번에 이회창총리도 또다시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UR이면협약서의 공개와 정부가 여전히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서기에 이르렀다.일반상식에 비춰서라도 상대의 주장이 거듭 서너차례 맞아떨어지면 상대방주장의 타당성을 살피려는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민자당의 소위 지도부는 [정부측이 아니라고 하지 않느냐] [언제나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그만두려느냐]라며 야당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화정치}로 나설것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야당의 국회소집요구에는 반대다.고작 생각한다는 것이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으로 UR협정문 서명을 연기한다는 것이다. 협상서에 도장찍는 시점을 한두달 늦춘다는 것이다. 농어민과국민들이 그정도에 속을 정도로 무지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상무대와 조계종을 둘러싼 의혹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국민이 정녕 무엇을 바라는지 정부여당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보다 정정당당히, 정도로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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