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자리

사람은 저마다의 자리가 있다. 그것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며 마땅히 지켜야 할 책임과 분수의 자리, 양심의 자리를 뜻한다. 만물이 그러하듯 제각기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만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워 보일 것은 너무나도당연한 진리가 아닌가.자리는 역할이다. 가정이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에게 부여된 책무가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인간답게 살 권리만큼 인간답게 살 의무도 주어져있음을 알아야겠다. 의무는 권리에 우선한다. 우리 인간사회는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자에게만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게 되어 있는도덕적인 사회다.

자리는 질서이다. 자신의 처지와 설 자리를 아는 요량과 분별력은 건전한 사회풍토를 건설하는 밑거름이 된다. 분수를 모르고 벌이는 일만큼 꼴불견은 없다. 사람은 저마다 이름이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직함이 있다. 이름과직함은 껍데기요. 형식이며, 사람의 됨됨이나 하는 일은 알맹이요, 내용이다.그래서 그 겉과 속이 동일할 때를 우리는 {명실상부}하다고 하는 것이다.또 자리는 명예이다. 자리는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을 바쳐 쌓아가는 탑이나 계단과도 같은 것이다. 명예는 얻기보다 지키기가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그때그때 자신의 자리를 닦아나가는 것은 인간 본연의양심을 지키려는 노력과 처절한 극기의 과정이 따를 것이라 여겨진다.오늘날의 사회를 우리는 정신적으로 헐벗고 각박한 사회라고들 한다. 그것은아마도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끊임없이 전해져 오는 전설과도 같은,인간 사회에 대한 경종이 아닌가 싶다. 자리에는 주소가 있다. 자신의 현위치를 확인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우리사회를 보다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꾸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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