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0억 미로 어디까지

청우종합건설 조기현회장의 상무사업 공사대금 80억정치자금 제공의혹과 관련, 전 대구 동화사 주지 무공스님이 {문제의 80억원은 대불사업에 투입되지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80억원의 행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무공스님의 이같은 주장은 전 동화사 재무국장 선봉스님이 지난 5일 양심선언을 통해 {조회장의 80억원은 동화사를 거치지않았다}고 밝힌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나 현 동화사 재무담당인 현철스님이 검찰에서 진술한 {91년 11월부터 92년 12월까지 80억원을 건네받았다}는 내용과는 전혀 상반된 것이어서 이돈의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조회장과 현철스님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최근 {80억원은 확실히 대불사업에 사용됐다}고 발표한 검찰로서는 일단 조속한 시일내에 무공스님을 불러 발언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며 겉으로는 태연한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내심으로는 {도대체 어느쪽 말을 믿어야 할지 조차 분간하기 어렵다}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다만 검찰도 인정하고 있는 것은 무공-선봉스님 또는 조회장-현철스님 가운데 어느 한쪽은 분명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점.

문제가 되고 있는 80억원의 행방과 관련해 현재 의문점으로 떠오르고 있는것은 *과연 80억원이 대불사업에 사용됐는지와 *40-60억원에서 1백70-2백억원까지 편차를 보이고 있는 대불사업의 전체 공사규모 등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80억원의 대불사업에 대한 투입여부를 살펴본다면 검찰은 이돈이 실제로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물증은 없는 상태.검찰은 {돈을 줬다}는 조회장과 {돈을 받았다}는 현철스님의 진술을 받아놓고 있는 상황이나 동화사측이 {80억원의 입금내역이 담긴 장부를 갖고 있지않다}고 말하고 있어 입금사실을 확인할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검찰은 다만 현철스님이 지난 9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가져온 대불사업비 지출내역서와 지급영수증을 검토한 결과 동화사측이 시공업체에 대금으로 지급한 1억원짜리 수표 4장이 조회장 명의로 돼있음을 확인, 그 수표 4장의 번호를 유일한 물증으로 가지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검찰은 무공스님과 현철스님을 조속한 시일내에 소환해 대질신문을통해 어느쪽이 진실인지를 가려낼 방침.

다음으로 대불사업 전체공사 규모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대상.검찰은 지난 9일 현철스님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조회장 79억9천5백만원*대구지역 후원회 28억1천3백77만9천원 *동화사 시주금 13억9천2백45만9백70원*정부보조금 34억8천만원 등 모두 1백56억8천1백22만9천9백70원이 입금됐으며 이중 *통일대불 및 조성공사비 1백1억8천2백14만3백원 *통일대전 신축공사비 20억7백65만5백30원 *진입로 등 보조사업공사 34억8천만원등 1백56억6천9백74만5천8백30원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무공스님은 그러나 내가 주지로 재임한 91년 7월부터 92년 8월까지 대불사업비로 조성된 돈은 대구 후원회 10억여원, 시보조금 35억여원 등 모두 45억여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91년 7월부터 92년 12월까지 동화사재무국장으로 있던 ??봉스님은 대구후원회 20억원, 정부보조금 20억원 등40억원이 입금액 전부였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무공스님등은 자신들이 동화사를 떠난 뒤에 자신들이 모르는 돈이 동화사측에 입금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현철스님등의 진술에 따르면 문제의 80억원은 선봉스님 등이 재직하던 시기에 입금됐다.검찰은 이에따라 대불사업의 전체 규모를 가리기 위해 이사업의 설계 및 감리를 맡은 건축사무소 관계자를 금명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있으며 이 관계자의 진술만큼은 어느정도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어 대불사업규모와 관련된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검찰은 또한 필요할 경우 대불사업 공사에 참여한 시공업체 가운데 대표격인회사 관계자도 소환해 실제로 어느정도의 자금이 투입됐는지 및 공사대금으로 받은 자금의 출처에 대한 역추적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아무튼 검찰은 {제기된 의혹은 모두 조사한다}는 입장에 따라 조사를 계속벌여 나갈 방침이나 의혹해결의 관건인 80억원 입금 내역서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과연세간의 의혹을 어느정도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하겠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