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논란끝에 지난달 시판이 허용된 생수의 상당량이 세균이 득실거리는 등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또 일반가정을 비롯, 음식점등에 무려 3백만대 이상이나 보급돼 있는 정수기는 30%이상이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그대로 통과시키거나 대장균과 일반세균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불량품인 것으로 밝혀졌다.그런데도 보사부는 생수의 수질기준이나 정수기의 생산규격및 검사기준 조차마련하지 않고 있어 국민 건강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감사원이 14일 발표한 생수및 정수기 관리실태는 금년초 대대적인 수돗물파동을 겪으면서 마음놓고 물을 마실수 없는 불안에 떨었던 국민들에게 다시한번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연간 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생수업체는 14개에 불과하지만 90개가 넘는 무허가업체까지 합치면 국내에는 모두 1백여개의 생수업체가 난립해 있다.감사원은 이중 11개 허가업체와 31개 무허가업체의 생수수질을 각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검사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이미 생수시판이 허용됐음에도 주무부처인 보사부가아직까지 생수의 수질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생수수질검사도 수돗물에 적용되는 수질기준에 의해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생수시판에 대비, 30억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해온 비교적 대규모 업체를 대상으로만 실시됐으나 조사대상업체의 26.2%에 달하는 11개업체의생수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오고 대장균이 득실거려 마실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청음료와 반석음료는 불소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금천개발공사와 옥천약수 신광약수등은 일반세균과 대장균등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전국 약수터 아무데서나 물을 받아다가 생수로 시판하는 영세업체들이 많고이들이 이번 수질검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시판되고 있는생수의 수질 오염상태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게 감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조사대상업체중 6개는 정부로부터 생수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업체임에도 불구, 마치 허가를 받은 것처럼 {보사부 영업허가 제330호}등의 허위상표를 붙여 생수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의 단속은 거의 무방비상태였다. 보사부는 지난 92년1월1일자로 생수제조업 허가및 지도.단속권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했다.그러나 새로운 규격고시와 시설기준 제정때까지는 생수업체 신규허가를 할수 없도록 규정한 {권한위임에 따른 세부지침}을 시달했기 때문에 시도에서는 이제까지 위임업무를 전혀 하지 못해왔다.
새로운 규격고시와 세부지침은 오는 6월에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관련규정을 만들기도 전에 무턱대고 생수시판부터 허용하는 거꾸로된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정수기의 성능검사 결과도 충격적이다. 국내 26개 정수기업체가 생산한 53개정수기를 대상으로 실시된 검사결과, 30%가 넘는 17개 정수기가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피아등 6개제품은 질산성질소를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맥코이MC-102등 5개제품은 염소이온을 여과해내지 못했다.
또 샘물정수기등 11개제품은 카드뮴 망간 수은 철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여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됐고 로열B-2등 8개제품은 자체에서 오염물질이나오거나 여과된 물의 저장과정에서 재오염이 돼 대장균과 일반세균의 오염도를 오히려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검사결과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실수 없어서 돈을 들여 정수기를 사다가 물을 걸러 먹는 가정들이 많은 상황에서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더욱 한심스런 것은 이같은 판정이 해당 정수기업체들이 재단법인 한국수도연구소가 내주는 품질보증마크인 {C마크}를 받기 위해 성능을 자신하는 정수기들만 골라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결과에서 나왔다는 것이다.국내에는 현재 중소업체들이 생산한 정수기와 수입정수기가 대량 유통되고있는데 이 제품들의 성능은 더욱 저질일 것이 뻔하다는게 감사관계자들의 말이다.
수도연구소가 내주는 {C마크}라는 것도 보사부의 심의를 받지 않은 자의적인것이다. 이 연구소는 이 마크를 발부해주고 정수기업체들로부터 연간 2억4천만원에서 2천4백여만원의 돈을 받고 있다.
정수기 관리업무는 지난 90년4월 공진청에서 보사부로 넘어갔다. 그런데도보사부는 아직까지 정수기의 품질규격과 검사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따라서 시민들이 {맑은물}을 기대하고 사용하는 정수기는 놀랍게도 일반공산품과 똑같은 규격시험을 거쳐 시판되고 있는 상태다.
사수오염 파동에 뒤이은 이번 생수수질 및 정수기 검사실태는 보사행정이맑은 물을 마셔보겠다는 국민들의 소박한 기대를 철저히 외면해왔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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