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갈루치 차관보.페리국방 잇단 방한배경

0---지난 16일 방한한 갈루치 미국무부차관보가 이영덕통일부총리, 김삼훈외무부핵담당대사와 실무전략회의를 가진데 이어 18일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정종욱외교안보수석과 장시간 면담을 가졌다. 갈루치차관보는 같은날 김영삼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19일 페리 국방장관의 방한을 고려해 취소된것으로 알려졌다.북한핵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고위급접촉이 잦아지고 있는 것은 최근 우리측이 미.북한간의 3차고위급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고수해온 남북한 특사교환계획을 포기한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특사교환 포기로 한미간 핵정책의 재조율이 최우선문제로 등장했으며, 이번 접촉을통해 기본적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박관용비서실장과 정수석이 참석하는 통일안보정책회의를 정례화한후 외교안보문제에 대한 실질적 조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청와대의 입장은[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통해 IAEA 핵사찰을 수용하도록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편으로 북한이 끝까지 핵투명성 보장을 회피할 경우에 대비한준비를 갖추어나간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18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잃은 듯이 보였던 것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한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의지도 충분히 보여주었으므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지킬것은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지난1년간의 대북협상에서는 북한이 끝까지 사찰을 거부할 경우 대북제재의 가능성까지 협상대상에 포함시켜 북한에 시간을 끌 여유를 주었으나 앞으로는 외교적인 양보를 넘어서 제재의 가능성까지 담보로 하는 협상은 않겠다는 것으로풀이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의 한국배치도 이같은 의지의 가시적인 표현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특사교환 철회에 대해서도 [미-북한 3차 고위급회담의 장애물을 없애기 위한 조치일뿐 핵 문제 해결방안으로 남북대화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측도 우리와 같은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목표는 IAEA사찰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단계를 확인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핵무장 가능성을 차단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핵확산금지체제를 유지하는데 있으며, 미국은 한반도의 핵무장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안으로 남북핵통제 공동위를 상호사찰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보고있다.

0---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이 19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한동안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던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한.미양국의 행보가 다시 바빠지고 있다.

특히 페리장관의 방한은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있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대북전략의 방향이 어떤식으로 가닥을 잡아갈 것인지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페리장관의 방한 기간중 한.미양국의 대북 군사대비태세의 재점검과 주한미군및 한국군의 전력증강문제등에 대한 중점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전임 레스 애스핀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페리장관은 취임초기부터북한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북공격도 불사하겠다는 등 초강경발언을 일관되게 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볼때 이번 방문기간동안 우리정부 당국자들에게상당히 구체적인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측에 국제원자력기구의추가사찰 수용을 촉구했음에도 북한측이 이에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군사대비태세에 대한 협의가 양국간에 긴밀하고도 심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즉 북핵문제가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제재결정이 나올경우 상정해 볼 수 있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 주한미군은 물론이고 우리의 군사력증강책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언급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페리장관은 이와함께 현재 조건부로 중단이 선언돼 있는 올해 팀스피리트훈련의 실시여부를 비롯해 실시시기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당국자들과의 협의를통해 최종입장을 조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이 최근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를 통해 북한핵협상에서 {선특사교환}이라는 확고부동한 원칙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철회키로 결정, {팀}훈련의 전제조건중 하나가 의미를 상실했다는 점에서도시급히 이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관련 정부일각에서는 북한이 IAEA의 추가사찰을 받고 그 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에는 북-미3단계회담을 개최함과 동시에 팀훈련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페리장관 방한시 어떤식의 해법이 채택될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안보리 의장성명이 북한측에 IAEA핵사찰 수락의 사실상의시한으로 제시한 5월초까지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지켜보면서 재추진을 유보하되 시한을 넘길 경우 하반기에라도 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이와함께 대북 군사대비태세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페리장관의 한국방문을 전후해 아파치 공격용헬리콥터의 배치가 완료되고 패트리어트 미사일도 주한미군배치를 위해 우리나라에 도착하는 등 주한미군 전력증강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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