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중엔 맹인이 읽을 수 있게 점역된 것은 한권도 없습니다. 이런 어려움속에서도 일반인과 당당히 겨루며 공부하는 맹인대학생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해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한국시각장애인 아카데미(회장 이경재). 20일 제1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빛을 잃어버린 장애를 장애로 체념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이겨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92년12월 전문대재학이상 학력을 가진 맹인 25명이 첫모임을 가진후 1년반도채 못돼 맹인대학생 20명과 직장인 25명 등 회원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올해엔 신입생이 5명이나 돼 아카데미로서는 경사가 겹쳤다. 우연히도 신입회원 모두 대구대 특수교육학과에 입학, 이중 4명이 한집에서 살며 동고동락(동고동낙)한다.
시각장애인아카데미가 가장 힘쓰는 것은 일반인이 상상하기도 힘든 여건에서경쟁을 벌여야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힘들게 구한 녹음교재나 강의 녹음테이프를 서로가 돌려보고 대학시절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할지에 대해 체험과 고민을 나누는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이더이상 고립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깨치게 돼 가장 기쁘다"고 신입회원이석주군(19.대구대 특수교육학과1년)은 말한다.
아카데미는 가장 큰 사업으로 점자프린터를 지난해 마련했다. 십시일반으로직장생활을 하는 선배회원들이 뜻을 모으고 대동라이온스클럽의 도움으로 점자프린트를 구비한 것이다.
요즘은 이 점자프린터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특수교육원리}라는 교재를점역하고 있다. 교재 1권을 점역하는데 숙련자가 보름간 꼬박 매달려야했던점자타이프에 비해 속도가 10배 가까이 빨라졌지만 회원 저마다 직업과 학교생활로 24시간이 빠듯하기는 매한가지여서 이또한 쉽지만은 않다.더욱이 아카데미 모임방이 없어 다른 동아리방이나 회원의 사무실로 점자프린터를 들고 옮겨다니며 일해야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그래서 올해는 사무실을 꼭 하나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0월에 맹인음악제도 열고해서 8백여만원을 모았다. 태부족이지만 점역된 참고서도 한권 없는 가운데서도 당당히 일반인과 겨뤄 대학에 입학하고 취업을 한이들은 {할수있다}는 신념으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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