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국방회담 내용과 의미

이병대국방장관은 20일 방한중인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과 한.미국방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대응책, 그리고 한반도 유사시 군사대비태세등 군사현안 협의에 초점이 모아졌다.양국장관 모두 취임후 처음인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이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서 시한으로 제시한 5월중순까지 끝내 추가 사찰을 거부, 유엔의 제재국면으로 돌입할 경우에 대비한 한.미연합방위력의 구체적인 증강방안에 관해 집중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짐으로써 대북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페리장관의 방한은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교착상태에 봉착한 북핵문제와 관련, 향후 한.미양국의 대북전략의 향배를 가늠케 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양국장관 회담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무엇보다 올해 팀스피리트 훈련을 오는 11월 실시키로 합의한 대목이다.

한미양국이 지난 3월3일 처음으로 조건부중단을 선언, 유보해온 팀훈련을 이날 국제원자력기구의 북핵사찰의 성공적 완료와 남북대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올 11월 재개키로 합의함으로써 기존의 조건부중단 방침에서 사실상 조건부실시로 입장을 선회한 것.

당초 *북핵사찰의 성공적 완료와 *남북간 특사교환이라는 팀훈련중단의 2가지 전제조건중 {선특사교환}이라는 전제조건이 철회됨에 따라 양국은 팀훈련중단을 위한 새로운 조건으로 {남북대화의 진전}부분을 추가한 것이다.그러나 이같은 조건부 실시방침은 결국 팀훈련의 실시여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측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는 양국의 불변의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이와관련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10월중순까지 북한측이 어떠한 태도를취하는지의 여부를 지켜볼 것이며 이에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11월 팀훈련을실시한다는 뜻]이라고 말해 팀훈련 실시를 위한 시한이 정해진 점에서 그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양국국방장관은 이날 한미간 안보동맹관계가 그어느때보다 확고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한미연합방위력을 강력히 유지해나가는 방안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 향후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의 전력이 대폭 증강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비록 북한의 핵문제를 국제공조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대화기조로 해결해 나가되 핵문제가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 향후 예기치 못한 우발상황이 있을수도 있다고 보고 이에대한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는 양국의공통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한미양국은 팀훈련을 결코 북한 측의 의도대로 중단하는 것이 아니며 훈련을 통해 양국의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핵문제가 제재국면으로 치달을 경우에라도 북한측이 쉽사리 모험적인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양면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페리장관은 취임초기부터 [한반도의 전쟁발발 위험성을 감수하더라도 북한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것]이라고 공언하는등 초강경발언을 해온것과 달리 대화를 통한 핵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노력을 유난히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페리장관에 앞서 북핵문제해결방안에 대한 양국입장의 조율을 위해 방한한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부 차관보가 우리당국자와 합의한 내용에서 크게벗어나지 않고 양국 핵정책의 기조인 {대화 우선} 원칙에 충실함으로써 이견을 노출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양국장관의 이번 회의는 한.미간 군사현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다는의미외에도 향후 북핵문제등에 따른 유사사태에 대비한 대폭적인 전력증강및군현대화에 대한 명쾌한 {안보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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