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석 김일성이 전에 없던 유화적인 제스처로 서방 언론은 물론 상대국의 정책입안자까지 현혹시키고 있다. 82회 생일을 전후하여 김일성이 지껄인말은 그가 평화를 수호하는 인도주의적인 사람으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들이었다.김일성은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 회의에서 북측대표가 발설한 {전쟁불사 서울 불바다} 폭언은 {흥분상태에서 지껄인 의미없는 발언}이라며 슬그머니 접어 넣어버린 대신 [남한을 공격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 가서 사냥과 낚시를 하며 그곳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말하고 [북한에는핵이 없으며 앞으로도 만들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등 변해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할 수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할 정도이다.
그리고 지난 12일부터 8일간 북한을 방문, 김일성과 만난 윌리엄 테일러 미전략및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김일성주석은 미국뿐아니라 한국도 방문하고 싶고 김영삼대통령과는 언제 어디서든 만나고 싶다]고했다. 또 김일성은 [미국이 경수로 원자로를 북에 제공하면 핵재처리시설을기꺼이 폐기할수 있다]면서 [전쟁을 원하는 자는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적화통일을 종교처럼 신봉해온 그가 엄청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최근 일주일 사이 세계 언론에 비친 김일성의 모습을 보면 그가 대단히 인간적이며 생각이 건전한 평화주의자인 것같이 보인다. 그의 발언이 진실되고 또사실이라면 우리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김일성은 우리가 믿을 인물이 못된다. 그는 빨치산이론에 능한 공산주의자이며 그의 품성은 맹수가 감추고 있는 발톱과 이빨과 같이 교활하고 무자비하다. 그는 게임을 벌일때마다 약한 상대는 짓밟고 강한 상대에겐 후퇴하거나 꽁지를 내려 접근한다. 그리고 배를 보이고 있다가도 갑자기 등을 돌리는 변신의 명수이며 막판 뒤집기작전의 천재이다.
북한은 20일 몇가지 조건을 붙여 {녕변 핵시설에 대한 추가사찰을 받아 들이겠다}는 서한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달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같은날북한외교부는 핵문제와 관련한 {비망록}을 발표, [현단계에서 NPT체약국으로서의 사찰은 절대로 허용할수 없으며 대화와 협상만이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일성자신도 온갖 듣기 좋은 말들로 성찬을 벌이고 있지만 {핵사찰을받아들이겠다}는 말은 자제하고 있으며 오히려 [2개의 중요시설은 군사시설이기때문에 보여줄수 없다]며 배짱을 내밀고 있다.
1년이상 핵문제로 시달려 온 미국은 김일성의 최근 발언과 관련 [핵의지가없다면 왜 사찰을 받지 않는가]고 묻고 있다. 이제 유엔안보리가 정한 시한은5월중순께로 얼마남지 않았다. 김일성의 말대로 미국에서 사냥과 낚시를 하고 싶다면 비자신청전에 사찰수용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일것 같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