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봉사

자원봉사란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주부들의 전유물이고 자기과시 욕구가 상당히 강하게 작용할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진 주부들이 많다.그러나 취재를 하면서 실제로 만나본 주부들은 결코 남보다 형편이 좋은 경우도 아니었고 싸고 질좋은 생활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다리 아픈 줄 모르고걸어다니는 알뜰한 이웃집 아줌마들이었다.

더구나 남에게 과시하려는 욕심에서라기보다는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수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는 주부들이 대부분이었다.병원이나 시청등 단체나 상담실등 주부들의 봉사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있었다. 여기서 봉사하는 이들은 가정에서 맛볼수없는 신선함에 젖어있었으나 가정에서 벗어난 일이니만큼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터놓기도했다.안동시청 민원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있는 조금자주부(39.안동시 용산동)는"관공서의 문턱을 넘어설때 한번은 겪었던 쭈뼛함을 생각하고 친절하게 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보였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생소하고 익숙지 않은지 부끄럽다고 터놓기도했다.

어떤 주부는 "안면있는 사람을 만날때 마치 나쁜일이라도 하다가 들켜버린것 같이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고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보람은 상당하다고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부터는 민원실에 가득하던 담배연기가 사라졌다는 주부의 이야기에서 그들이 봉사에 얼마나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있었다.

그러나 주부인만큼 자녀 뒷바라지나 집안의 대소사등으로 간혹 빠질 수밖에없는 것이 아쉬움이라고 말하고 자칫 이런것들이 "주부들은 역시 안돼"라는이미지를 심어줄까 걱정이라는 야무진 모습도 보였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주부들은 한결같이 "자원봉사라는 말대신 자원활동이라고말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봉사란 남을 위하여 희생하는 것이라면 주부들의 경우 희생이 아니라 스스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규칙적인 생활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이 일상의 느슨함에 젖어있는 모두를새롭게 만들었고 이 사회에 적게나마 참여한다는 생각이 엄청난 신선함을 준다는 것이다.

주부자원봉사 확대는 "내 가족보다는 내이웃을 생각하는 주부들이 많아지고있음을 확인해주는 증거"라고 이야기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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