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교체로 온 나라가 조계종사태, 상무대의혹과 맞물려 떠들썩하다.여야가새총리 인준문제로 대결하고 있고 그 교체에 담긴 정치적 함축이 간단치않은탓이다. 총리 교체뒤 아직까지 모든 언론은 사태 전개과정을 세세하게 전하고 그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활발하게 내리고 있다.이를 대별하면 몇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우선 정부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지고있다.
먼저 이번 사태를 청와대와 내각의 마찰로 보고 정부의 정책혼선과 국정운영의 난조를 질타하는가 하면 문민정부 출범이후 줄곧 쟁점이 되어왔던 인치-법치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인치의 부정적 요소를 지적하기도 한다. 비판의 목소리는 출범 1년2개월밖에 안된 현 정권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논의로까지 이어진다.
한편 이회창 전 총리에 대해 총체적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지적이있다.
우선 이 전총리가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와 관련해서 공개적 불만을 표출한것은 내부조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무책임한 도발이라는 시각이 있다. 헌법상 대통령중심제인 권력구조 아래에서 이견이 있을때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의뜻에 따르는 것이 마땅하므로 이 전 총리가 헌법정신을 잘못 해석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헌법상 총리가 그만두면 그가 제청한 내각을 새로 구성해야 하는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므로 넉달만에 총리직을 그만둔 것은 공인의정치적 도리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역사적 시야 긴요**
그러나 우리가 이번 사태를 한결 깊이있게 통찰하기 위해서는 각론적 논리에매몰되지 말고 역사적 시야를 넓히는 진단이 요구된다.
오늘날 세계사를 추동하는 시대정신은 {변화와 개혁}이다. 세계 각국이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세기를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우리 또한 이 시대정신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수 없다. 이 점을 인식할때 우리는이번 총리교체와 관련된 일련의 정치적 파동으로부터 통렬한 역사적 교훈을 얻을수 있다.
**새로운 인물의 요구**
첫째 개혁정권이라면 시대정신에 걸맞은 인물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정권의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교훈이다. 신망받는 우군을 적으로 만드는{정치적소아병}은 개혁시대의 동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이회창 전총리는 {대쪽총리},{소신총리}, {청렴총리}로 널리 인식되어 왔을뿐 아니라 오랫동안 법을질식시켜 온 권력에 의한 {관행}의 횡포를 타파하고 {법치}를 구현하는 문민시대의 표상으로 인정되어 온 탓에 이 점은 절실하다. 나아가 그는 낡은 시대의고위 관료들이 보였던 아부의 작태, 굴종의 행태, 부패의 작풍을 청산하는개혁시대의 관료상을 정립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 까닭에 더더욱 그렇다.
둘째 이 전총리의 퇴장은 역설적으로 인물교체의 시대적 요구를 증명하고 있다. 이 전총리세대 곧 60대초, 위의 세대중 30년 군사문화에 오염되지 않은인물은 극히 드문 까닭에 이 전총리가 갖는 정치적 희소성은 컸다. 이 전총리의 뒤를 이어 이영덕씨가 후임으로 임명된 것은 이러한 현실의 극적인 단면이다.
잠복해 있던 세대교체의 요구, 새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물등장의 시대적요구를 한층 높일수 밖에 없다.
셋째 이 전총리의 사퇴에 따른 민심의 동향중에서도 개혁정권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중산층의 이반이다. 문민개혁정권의 중추적 지지기반은 중산층이다. 수구문화 전반을 청산해 나가는데서 가장 핵심적인 고리는 보수적 중산층도 끝까지 포용하여 개혁의 대세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산층의 광범한지지를 받고 있는 이 전총리의 사퇴와 그에 대한 적대적 공격은 이들 중산층에게 상실감을 줘 개혁정권의 지도력은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되었음은 두말할나위도 없다.
개혁의지 유무와 관계없이 낡은 시대의 흡인력에 다시 동화될 운명을 피할수없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개혁기조 살려야** 결국 이번 총리교체에서 촉발된 여러 정치적 파장은문민개혁정권에게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민개혁정권은 새로운 인물발굴에 대한 시대적요구와 중산층까지 소화하는 개혁기조에 충실할 것인가.아니면 시대정신에서이탈, 수구적 인물에 둘러싸여 낡은 시대의 관행에 안주할 것인가. 총리교체파동에도 불구하고 개혁시대의 전진을 바라는 국민들이다시한번 현정권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