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중인 이승재씨(29). 그는 지금 어렵게기회를 잡은 유학생활의 계속 여부를 놓고 낯선 대학 기숙사에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구에 있는 홀어머니로부터는 학비조달을 기대할 수도 없는 처지인데다 1년간의 슈퍼마켓 아르바이트도 더이상 공부와 병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유학생활을 포기하기도 억울하다. {뒤늦게 죽자사자 책만 파온...}그간의 세월이 가슴을 치기 때문이다.
이씨의 {면학역정}과 그 {성취}를 아끼는 주변이 더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같다. 그는 지난 81년 당시 경산군에서 막 개교한 정동고(현 동구 용계동)에입학, 그 자신 말마따나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식의 3년을 보내고 경북개방대학(현 경북산업대)에 진학했다. 그야말로 공부와는 담을 쌓은학창생활의 연속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에서야 자신의 인생이 빗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때부터그의 {화두}는 오로지 공부였다. 밥먹는 시간도 아까웠다. 어리석을 만큼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4년전학년 장학생과 수석졸업의 영광을 차지하고경북대 대학원에도 장학생으로 거뜬히 합격했다. 고입조차 겁을 냈던 그로서는 엄청난 대변신이었다.
그의 저력은 갈수록 빛을 뿜었다. 그를 지켜본 지도교수는 성실성을 인정해동경대 유학을 권했다. 세계5위안에 든다는 동경대 공대에서 실력을 닦아보라는 추천이었다.
그는 마침내 동경대 대학원 수사(수사)과정(우리의 석사과정)에 합격했으며지난해부터 {지진 및 태풍시 고층구조물의 거동에 대한 실험과 해석}이란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동경대 건축공학과 다카나시교수도 정동고에 서신을 보내 도울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모교인 정동고가 이같은 소식을 접한것은 지난3월. 이씨의 어머니 이무자씨(55.대구시 서구 중리동 중리아파트)가 학교를 찾아와 "학비를 댈 길이아득하다"고 하소연하면서 첫회 졸업생의 {작은 승리}와 딱한 사정을 뒤늦게알고 돕기에 나선 것. 교직원이 나서 80여만원, 동창회가 1백만원을 모으고재단이 4년간 매년 1백만원씩 지원약속을 했으나 학업자금으로는 크게 부족한것.
"동창회도 아직 변변찮은 실정이고 학교로서도 지원에 한계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군의 전공이 첨단 건축공학이라서 지역 건설업체를 찾아가볼까 하는궁리도 한적있습니다만..." 이 학교 정시환교장(63)은 막막해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