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정권 출범직후 제1여당 사회당이 연립을 뛰쳐나온 의외의 사태는 연립각당 뿐만아니라 자민당에도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정권의 향배나 조기총선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본격적인 리합집산과 정계재편 가속화에 연결될 상황에서 각기 심각한 분열소지를 안고 있어서 이다.사회당은 일단 단호히 연립을 벗어났지만 당내 좌우이견이 잠복해 있다. 자민당도 얼핏보기에 재차 정권탈환의 호기를 맞은 듯하다. 그러나 와타나베 탈당파문을 겨우 추스린 시점에 또다시 강한 외풍에 직면한 꼴이어서 폭풍전야의 불안감 마저 있다. 그렇다고 자민-사회연립도 손쉬운 일은 아니다.연립내 다른 당에도 분열조짐이 적지않다. 개신에 앞장선 민사당은 한때 신생.공명당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회당.신당선구와 보조를 같이 했었다. 호소카와(세천호희) 전총리의 일본신당에도 반오자와 저항그룹이 10여명 된다.이들의 향후 동태, 그리고 이미 각외협력으로 돌아선 선구의 대자민 경사등향배도 재편의 변수 가운데 하나다.
정권기반 강화목적의 단일회파 {개신} 결성이 오히려 기반 취약화를 초래함으로써 하타정권은 과반수 미달 소수연립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산적한 난제를 감안할 때, 소수정권의 앞날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날} 형편일 수밖에 없다.
이는 연립내 권력사령탑인 신생당과 오자와(소택일낭) 대표간사에게는 최대의 수모이자 궁지를 의미한다. 반면 개신의 시나리오가 실제는 오자와사단의작품이라고 볼 때 이번 사태는 시기와 결과만 약간 빗나갔을뿐, 오히려 세력재편에 전력투구할 돌파구를 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세력결집, 대망의 2대 정당제 구축을 향해 필사의 삭확보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사회당은 이번에 총리지명 동의직후 뒤통수를 얻어맞았다는 {배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만약 하타내각이 순탄히 발족해 가령 6월의 세제논쟁이나 북핵고비때 개신소동이 벌어졌다면 {우파 연립잔류-좌파 이탈}로 분열했을지 모른다.당내 좌우파간의 견해차가 언젠가는 불거질 내홍상태인 까닭이다.앞으로 격화될 오자와측의 유혹을 견뎌낼지도 의문이다.
집행부가 연립이탈 직후 자민당에 협력을 요청한 것은 바로 그런 관점에서반연립-대자민 연계 가능성을 저울질 혹은 타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중의원의석 74석의 사회당이 2백6석의 자민당과 연립을 구성한다면 막강한세력이 된다. 어느 당도 단독과반수가 어려운 현실에서 {자-사}연립은 가장안정적인 정권구축의 방안일 수 있다. 자민당 당직자들도 잇따라 사회당을 비롯, 신당선구등과의 정책협조를 언급, 연립가능성을 낳고 있다. 오자와세력의전횡에 공동 대항전선을 펴 정권을 잡겠다는 단순한 목적에서라면 사회성이없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자민&사회 모두 노선&정책차이와 서로에 대한강한 거부정서를 극복할 수 있느냐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다시 호기와 위기를 동시에 맞은 자민당은 연립측을 지켜보며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 고노(하야양평)총재는 서둘러 와타나베씨를 면담, 동요를 선제했다.하지만 당내사정이 복잡해 상황은 유동적이다. 높아진 정권탈환 가능성에도불구하고, 대립과 재분열 불씨때문에 강력히 대처하지 못하는 진퇴유곡의 상태이기도 하다.
자민당에는 언제든 떠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소장개혁파의 {탈당예비군}이늘어서있다는 설이 진작부터 정가에 무성했다. 이제 사회당 이탈로 유동적인정권동향, 그리고 궁지에 몰린 오자와측의 필사적이고 치열해질 유인.분열공작은 설상가상의 불안요인일수밖에 없다. 와타나베씨는 탈당을 거듭 부인하나,하타정권에 대해 [협조요청이 있으면 대응하겠다]고 여운을 남겨 여전한 잠재폭발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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