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민과 자주 접촉...생활불편 챙길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첫 여성구청장이 된 이현희 대구시남구청장(52).가부장적 사회구조는 공직세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성으로서 구정의 책임자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이 큰 화제를 모우고 있다.지난 20일 부임후 전국 각지에서 축하전문과 특히 주부등 여성층의 격려.편지가 쇄도, 격려와 부담을 함께 느낀다는 이청장.

남녀구분이 아니라 능력과 역량으로 인정받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많은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있는 이청장을 만나 구정방향, 공직생활등에 대해 들어봤다.

-구청장을 맡게된 소감은.

*그동안 참모역할만 하다 막상 기관장 자리에 오르니 솔직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마음이 무겁다. 요즘은 출퇴근때도 관내를 지날때면 종전과 달리 모든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거리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살피고 개선점이 없는가부터 먼저 생각하게 된다.

-구정의 주안점은.

*남구는 사실 지난 70년대에 이미 주거지역개발이 끝난 상태로 현재는 주민들의 생활환경개선이 최고의 목표다. 현안인 쓰레기종량제를 정착시키려면 주부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남구는 최근 유흥가 밀집으로 청소년 탈선등 그만큼 불량환경요인이 많다.이에 대한 대책은.

*봉덕동일대와 계명대 양지로부근등 유흥가에 대해 경찰, 계명대 학생들과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환경개선에 심혈을 쏟겠다.

-구정에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할 방안이 있다면.

*공직생활중 여성으로서 대민접촉에 일정한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같은 경험을 감안, 주민들과의 접촉과 대화를 최대한 많이 가지겠다. 그 실천방안의 하나로 청장실과 구청을 최대한 개방하고 각종 모임도의례적인 행사를 탈피, 생활불편사항등을 꼼꼼히 챙기는 장으로 활용, 구정에 반영하도록 힘쓰겠다.

-구의회와의 관계설정은.

*구의회는 주민의 소리를 대변하고 있기때문에 행정집행과 관련 최대한 조화를 이뤄야한다. 상호보완의 훌륭한 동반자관계가 되도록 힘쓰겠다.-내년 지자제 단체장선거를 앞둔 한시적 구청장이라는 지적에 대해선*그런 지적에 개의치 않는다. 재직하는 동안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 세목적으로 꼼꼼히 챙기는 식으로 소임을 다하겠다. 여성으로서의 섬세함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장기가 될수도 있지 않은가.

-25년간의 공직생활중 여성으로서 고통스러웠거나 어려웠던 점은.*우리나라에선 공직이 남성의 전유물로 인색돼 오다 최근에야 여성이 대거참여하고 있다. 여성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웠던 점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한정된 분야에만 근무한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공직생활과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두가지 역할에 대한 조화는. 이웃간의 접촉은.

*가족구성원간의 협력과 이해가 있으면 공직과 가정생활 모두를 원만하게 이끌수 있다고 본다. 집안에서는 공직생활을 하는 며느리를 인정하고 이해해주고 있다. 결혼후 지금까지 시부모를 모시고 있다. 남편의 도움이 큰힘이 되고있음은 물론이다. 이웃간에는 터놓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생활의 지혜를많이 배우고 있다.

-여권운동에 대한 견해는.

*여성의 사회참여는 시대적 추세로 자연스럽다. 지금은 소자녀, 핵가족현상으로 그만큼 여성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여권운동은 주의주장보다 꾸준한 자기개발과 소양쌓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후배여성공무원이나 공직지망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공직을 단순히 월급을 받는 생계의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공직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정신을 갖춰야 한다. 행정의 질과 폭을 넓히기 위해하위직때부터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적극적이고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북여고 졸업후 고려대 행정학과를 다닌것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됐다는 이청장은 65년 경북도를 시발로 그동안 주로 사회복지분야에서 일해왔으며 부임 직전엔 대구시가정복지국장으로 재임했다.

평소 업무에 관련, 일벌레라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하는 이청장이지만 50대의나이에도 아직 화사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잃지않고 있으며 사진촬영요청에가벼운 화장시간을 주문하는 섬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청장은 대아철강 대표인 박정무씨(53)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는데 장남은 언론기관, 차남은 서울대에 재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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