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인사를 철저한 보안에 붙인채 전격처리하기로 유명하다. 항간에는 인사내용이 미리 새나가면 계획된 인사내용도 마지막 순간에 바꾸어버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이회창전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영덕통일부총리를 후임으로 내정한 과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전총리와 대통령의 지난 22일 마지막 주례보고가 끝난것은 오후 4시50분.주돈식청와대공보수석이 사표수리와 후임총리 내정자를 발표한 시간은 5시20분쯤이었다. 이전총리의 사표는 5시30분이 넘어서 청와대로 전달됐다. 주돈식대변인에 따르면 발표순간까지 수석회의를 열거나, 그 누구와도 총리경질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
이 시간표대로라면 김대통령은 총리경질을 길어야 하루라는 시간안에 결정했으며 결단의 시간은 더 짧았을 수도 있다.
이전총리가 김대통령에게 {사의}를 전한 것은 마지막 주례보고 자리가 아니면 황영하총무처장관에게 사표를 낸 직후인 이날 5시10분쯤 강형섭총리공보비서관을 통한 대언론 발표가 처음이었다. 주례보고석상에서 별도의 사의표명이있었다면 이전총리가 청와대를 떠난 직후부터 발표시점까지 30분이 결단의시간이다.
그러나, 별도표명이 없이 이전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면 김대통령에게 남은시간은 불과 20분으로 줄어든다. 이순간 김대통령과 직접 상의를할수있는 위치에 있었던 정부나 여권의 수뇌부는 박관용비서실장뿐이었다.긴급국무회의라도 엶직한 순간이었으나, 경질은 철통보안속에서, 전광석화와같이 이루어졌다.
그의 이같은 인사스타일은 그가 {인사는 만사}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김대통령이 대선전 국민앞에 한 중요한 약속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5, 6공의 정치행태를 {예측가능성이 없는 정치}라고 비판하고 예측가능한 정치를 펴겠다고 한 약속말이다. 상식, 순리, 여론을 존중하는 정치를 펴겠다는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인사가 만사}라면 인사야말로 가장 중요한 통치행위의 하나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인사는 그의 통치스타일 가운데 가장 {예측불가능한 측면}으로 꼽히고 있다.
총리를 경질하고 국무위원을 갈아치우는 국가의 대사만큼은 신중하고 예측이어느정도 가능해야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철통보안}과 {깜짝쇼}는 모두예측가능성의 반대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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